(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서울외환시장 외환딜러들은 21일 미국의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대해 예상보다 더 비둘기파적인 스탠스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딜러들은 다만, 달러-원 환율이 달러화 약세에 연동해 무작정 하락하긴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추가적인 롱스톱과 분기말 네고 물량에 1,122~1,123원까지 밀리더라도 주식과 채권 시장 동향에 따라 낙폭을 줄일 여지가 있다고 봤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20일(현지시간) 3월 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동결 후 점도표를 하향 조정했다.

특히 점도표에서 연말 금리 중간값은 2.4%로, 지난해 12월의 2.9%에서 대폭 내려갔다.

지난해 12월 내놓은 점도표에서는 올해 두 번 금리 인상 방안을 제시했고, 이번에 한 번 정도로 하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했던 시장 참가자들의 기대보다 훨씬 더 비둘기파적인 입장을 보인 셈이다.

또 대차대조표 축소 폭을 대폭 줄였고, 경기 성장률 전망치도 하향 조정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경제 지표는 현재 금리를 올리거나 내리는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신호를 보내지 않고 있다"며 "인내하기에 아주 좋은 시간"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화는 큰 폭으로 약세를 보였고 주식 시장은 오히려 경기 둔화 우려에 초점을 맞추면서 하락했다.

한 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FOMC 결과가 매우 비둘기파적으로 나와 글로벌 달러화가 약세"라면서도 "여기까진 모두가 다 아는 스토리지만 이제 미국이 긴축을 멈춘다는 신호를 보낸 만큼 우리나라를 포함해 유럽 등 다른 나라 중앙은행들도 금리를 동결하거나 인하한다는 쪽으로 스탠스를 바꿀 것으로 보여 무한정 달러 약세로 가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외환 시장은 비둘기 FOMC에 당연히 달러 약세로 반응했으나 주식 시장이 좋지 않게 반응했다"며 "일단 달러-원 환율이 글로벌 달러 레벨에 맞춰 내려가겠으나 주식 및 채권 시장이 어떻게 움직이느냐 따라서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딜러는 다만 최근 외국인 주식 매도세가 다소 진정되고 채권 순매수가 일어나고 있어 달러-원 하락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개장 이후 코스피 등 국내 주식이 크게 망가지지 않는다면 달러-원도 하방 압력을 받는다고 봐야 할 것"이라며 "분기 말이라 매도 우위인데다 유로-달러, 달러-엔 레벨 보면서 달러-원도 월말까지 1,120원대 초반까지 내려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향후 연준의 행보에 대해선 아직 지켜보자는 입장이 유효하다.

이번 회의에서도 17명의 위원 중 11명이 금리 동결을 주장했고, 4명은 1회 인상을, 2명은 2회 금리 인상을 주장했으나 금리 인하를 주장한 위원은 없었다.

김두언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미국 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도 "다만 중장기적으로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는 여전히 살아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현재 미국 경기에 나타난 역류 현상들을 감안해 금리 인상을 잠시 멈추지만, 향후 미국 경기가 개선된다면 연준은 다시 한번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 및 인플레이션 전망 그리고 점도표 등의 대폭적인 하향 속에서도 장기 전망은 이전 수준을 고수한 것이 이러한 주장의 근거"라고 지적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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