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3월 국고채 50년물 입찰 후 연기금이 초장기채를 외면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일 기준으로 연기금이 보유한 채권의 듀레이션은 5.27년을 나타냈다.

연기금의 채권 듀레이션은 이달 15일 국고채 50년물 입찰이 있기 전인 지난 11일 5.28년까지 확대됐지만 입찰 후 5.26년까지 떨어지는 등 조정을 받았다.

국고채 50년물 신규 물량이 시장에 공급된 후 연기금 보유 채권의 듀레이션이 오히려 축소된 것이다.

듀레이션이란 채권 금리 변화에 대한 채권 가격의 민감도를 일컫는다.

장기투자기관들은 통상 초장기채 발행 확대로 시장 전체의 듀레이션이 확대되면 리스크 관리를 위해 그에 상응하는 수준만큼 관련 물량을 추가 매수하는 전략을 취한다.

최근 연기금의 채권 듀레이션이 소폭이기는 하지만 이와는 반대 방향성을 보인 것은 현재 장기물 금리가 지나치게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50년물 입찰 하루 전인 지난 14일 기준으로 20년물은 2.029%, 30년물은 2.028%, 50년물은 2.003%를 나타내는 등 20년 이상 구간에서 국고채 금리는 역전돼 있는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연기금발 초장기채 수요가 강하진 않았다"며 "보험사와 달리 듀레이션 이슈가 없는 연기금 입장에선 현재 가격이 국고채 50년물을 매수하기에 좋은 레벨은 아니다"고 말했다.

반면 보험사가 보유한 채권의 듀레이션은 국고채 50년물 입찰 하루 전인 지난 14일 9.82년에서 입찰 후 9.84년으로 확대됐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국고채전문딜러(PD)들이 물량을 받아 보험사와 연기금 등 엔드유저에 넘기기 때문에 추가로 확인이 필요하지만, 보험사 중심으로 국고채 50년물 신규 물량에 대한 수요가 형성된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4월에도 국고채 50년물 발행 일정이 잡혀 있어 3월에 수요가 그다지 강하지 않을 수 있다고 봤지만, 무난하게 물량이 소화됐다"고 설명했다.

기재부가 지난 15일 실시한 국고채 50년물(국고 02000-6809) 경쟁입찰에서 4천50억 원이 가중평균금리 1.980%에 낙찰됐다.

입찰에는 총 8천140억 원이 몰려 203.5%의 응찰률을 보였다. 응찰금리는 1.600~2.130%에 분포했으며 부분낙찰률은 0%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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