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한국은행의 차단 노력에도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고 있다.

26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전일 국채 10년과 3년 금리는 수년만의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높아진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반영했다.

전일 10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4.6bp 하락한 1.888%에 고시됐다.

10년물 금리는 2016년 11월 이후 2년 4개월래 최저 수준이다.

3년물 금리 역시 1.770%로 2017년 9월 이후 1년 6개월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시행하고 한 분기 정도 지난 3분기경에도 경기가 계속 하강하는 모습이 나오면 한은 내부에서도 금리 인하 카드를 만질 것"이라며 3~4분기쯤엔 인하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동안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강력히 차단한 바 있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인정했다.

이 총재는 2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추경이 필요하다면 한은도 금리 인하를 적극적으로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에 "(경기) 상황이 많이 나쁘다면 검토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2~3년 정도의 장기적 시각으로 볼 때 기준금리 인하는 한 번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통화 완화 기조로 돌아서고 있는 글로벌 중앙은행의 행보를 한은도 무시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시장참가자들은 또 국내 경기도 금리 인하 환경을 만들어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창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통화정책이 금리 완화 방향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이면 통화정책 사이클상 한국도 금리 인하 쪽으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기준금리는 역사적 최저점인 1.25%에서 두 번 인상한 것"이라며 "지난 저점에서 한 번 더 내리면 1.0%기 때문에 그 정도까지는 전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인하를 시작하면 75bp 정도는 내려야 할 것"이라며 "잠재 성장률도 떨어지고 있고, 기업이 해외로 이탈하는 구조적인 문제, 노조 문제에 따른 경직적인 경제 환경이 금리 인하의 기본 바탕"이라고 말했다.

다만 기준금리가 0%대로 진입하는 것은 다른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 연구원은 "물가와 내외 금리 역전을 고려하면 추가 금리 인하 여력이 큰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기준금리가 0%대로 가면 물가보다 금리가 낮아져 기준금리에서 물가를 뺀 실질금리가 마이너스(-) 구간으로 떨어질 수 있다.

오 연구원은 "한국은행이 물가 이하로 금리를 낮추는 경우는 과거에도 굉장히 드물었다"고 강조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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