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이번 주(1~5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미국의 경제 지표와 미·중 무역협상 추이에 민감한 반응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주 달러화 가치는 엔화 대비로 0.91엔(0.83%) 높은 110.81엔으로 상승했고 달러 지수는 한 주 동안 0.68% 오른 97.23을 나타냈다.

달러화는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잦아들고 미국과 중국의 무역 합의가 원만하게 이뤄질 것이란 기대감에 힘입어 상승했다.

각종 경제 지표를 통해 미국의 경제 성장을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임이 증명되고 무역협상과 관련한 희소식이 들려올 경우 달러화는 오르막을 이어갈 전망이다.

이번 주에는 미국의 주요 경제 지표가 잇달아 발표된다.

시장이 가장 관심을 가질 지표는 오는 5일 나오는 3월 고용지표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경제 성장을 둘러싼 불안감 속에 고용지표가 지난 2월에 이어 부진하게 나올 경우 성장 우려가 재점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3월 비농업 부문 고용이 17만3천명 늘고 실업률은 3.8%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달러화는 고용 여건이 악화한 것으로 확인될 경우 하방 압력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점쳐진다.

고용지표 외에는 2월 소매판매와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오는 1일 공개되고 2월 내구재 수주와 3월 서비스업 PMI는 각각 2일과 3일 공표된다.

오는 3일 시작되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도 시장이 주시하는 주요 변수 중 하나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28~29일 진행된 협상에 관해 솔직하고 건설적 논의에서 진전을 계속했다고 평가한 바 있다.

따라서 류허 중국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대표단이 워싱턴DC를 방문해 이어지는 이번 협상에서도 양측이 이견을 좁힐 경우 달러화 상승세에 훈풍이 될 전망이다.

다만, 미국 정부의 금리 인하 압박은 달러화 강세 심리를 억제하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지난주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길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비둘기파로 돌아서며 금리 인상을 일시 중단한 연준에 이 같은 금리 인하 요구는 상당한 압박으로 평가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은 지난달 31일 기준으로 연준이 올해 금리를 인하할 확률을 66.3%로 추정했다.

달러화는 정부의 금리 인하 요구가 지속하고 연준 고위 관계자들의 비둘기파 쏠림이 강화할 경우 강한 하락 압력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에는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2일)와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3일),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4일),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3일·5일),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3일·5일) 등이 공식 석상에서 발언한다.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사태는 환시의 안전통화 선호 심리를 자극할 변수로 꼽힌다.

지난 29일 영국 하원은 투표에서 '탈퇴협정을 승인해 5월 22일 유럽연합(EU)을 떠난다'는 정부 결의안을 부결시켰다.

이로써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떠나는 '노 딜'(no deal) 브렉시트 가능성이 한층 커진 것으로 평가된다.

하원은 1일 추가 '의향투표'(indicative vote)를 실시해 대안을 모색할 예정이지만 그간 다수의 대안이 모두 과반 지지를 얻지 못한데 비춰봤을 때 극적인 합의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하원이 의견을 모으는 데 실패하면 영국은 4월 12일을 기한으로 '노 딜' 브렉시트를 선택하거나 5월 유럽의회 선거를 참여하면서 브렉시트를 장기간 연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1일 투표 결과를 주시하면서 메이 총리의 사퇴 등 브렉시트와 관련한 돌발 변수가 출현하지 않는지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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