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최희남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이 올해 국내 금융시장이 지난해보다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진단했다.

장기적인 수익률 개선을 위해 대체투자를 늘리고 국부펀드 입지에 걸맞은 책임투자도 적극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최 사장은 5일 열린 취임 1주년 기념 간담회에서 "올해 금융시장 변동성이 작년보다 크게 완화돼 안정적인 금융시장이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국제통화기금(IMF)과 해외 투자은행(IB)들은 경기 전망을 하향 조정하며 비관적으로 보고 있지만, 시장을 출렁이게 할 이벤트는 크게 줄어들고 있어서다.

그는 "지난해는 미·중 무역 마찰과 브렉시트를 둘러싼 불확실성 탓에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컸다"며 "경기 전망은 하향조정 되고 있지만, 관련 논의가 진정되고 있어 시장의 변동성은 크게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의 자산을 위탁받는 KIC가 운영하는 자산 규모는 1천26억 달러.

금융시장 변동성이 극에 달했던 지난해 KIC는 -3.66%의 수익률을 성적표를 받았다.

포트폴리오의 80%를 주식과 채권 등 전통 자산이 차지하는 탓에 시장의 악재를 고스란히 반영했다.

최 사장은 "작년 해외 금융자산 70개군 중 브라질과 러시아 주식, 달러화, 엔화, 옥수수 등을 제외한 90%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며 "25년 만에 주식과 채권 가격이 동반 하락하는 등 충격적인 시기였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시장 상황이 안정되자 KIC는 두 달 만에 작년 손실을 모두 털어냈다.

지난 2월 말 기준 수익률은 5.16%. 67억 달러의 이익을 냈다.

그는 "KIC는 장기 투자기관이라 단기 수익률만으로 성과를 평가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100% 해외 투자 기관인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가져가려고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KIC는 현재 16% 수준인 대체투자 비중은 오는 2021년까지 20% 이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지난 2009년부터 헤지펀드와 사모주식, 부동산, 인프라스트럭처에 투자한 이후 7.39%의 성과를 냈다.

공제회와 중앙회 등 연기금 기관투자자들로부터 받는 해외 대체투자 기회는 약 30건.

올해도 4억 달러 규모의 투자 기회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공동 투자를 늘려갈 계획이다.

국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 금융기관과의 공동 투자도 늘리기로 했다.

KIC는 지난달 기준으로 국내 자산운용사에 9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위탁한 상태다.

최 사장은 "공통투자 기회를 확대하는 것은 수익률과 투자역량을 제고하기 위한 조치"라며 "특히 대체투자를 확대함으로써 법률과 세무, 회계, 컨설팅 등에 대한 활용도를 높여 고부가가치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책임투자도 본격화됐다.

지난해 말 KIC가 선정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문 해외 자산운용사가 지난달부터 3억 달러 규모의 투자 집행을 시작했다.

KIC는 연내 구체적인 ESG 투자 로드맵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국제기업지배구조연대(ICGN) 에도 가입했다.

해외 기업에 투자하는 KIC의 경우 보유 지분율이 1%가 넘는 경우는 없다.

하지만 국부펀드로서 수탁자의 책임 이행을 강조하기 위한 스튜어드십 원칙을 도입한 만큼 앞으로 의결권 행사를 포함해 적극적으로 주주 활동에 참여할 생각이다.

최 사장은 "단순 지분율 상 국민연금과 영향력을 비교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하지만 스튜어드십은 시장의 세계적인 추세로 반드시 책임을 가져야 하는 부분이다. 투자 리스크를 관리하고 지속 가능한 수익률 제고를 통해 국부펀드로서의 평판을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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