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고(故) 조양호 회장의 별세 이후 침묵으로 일관했던 KCGI가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율을 15%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그간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았던 KCGI가 갑작스러운 공세에 나서면서 한진그룹을 둘러싼 경영권 싸움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강성부 대표가 이끄는 사모펀드 KCGI는 기존 13.47% 수준이었던 한진칼 지분율을 14.98%로 확대했다.

지난해 11월 9%의 지분을 취득하며 경영 참여를 선언한 이후 5개월만에 6%포인트(p)가량의 지분을 추가로 매입한 셈이다.

현재 한진칼의 2대 주주인 KCGI는 지난해 말 지분율을 10.71%까지 확대한 뒤, 올들어 네 차례 추가 매수에 나서며 지분율을 15%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추가로 늘렸다.

최대 주주인 고 조 회장의 지분율(17.84%)을 '턱 밑 추격'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고 조 회장의 장례가 끝나자 마자 KCGI가 지분을 매입하면서 일종의 '선전포고'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경영권 승계를 준비 중인 한진가 입장에서는 더욱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승계를 위한 내부 교통정리도 끝나지 않은 상황이라 한진가의 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 조 회장의 장남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과 장녀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 차녀 조현민 대한항공 전 전무의 합산 지분은 7%대에 불과하다.

다만 고 조 회장의 지분을 상속받기 위해 2천억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상속세를 납부해야 하는 만큼 지배구조 불확실성을 경계하는 시각도 늘고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한진그룹이 조원태 사장을 중심으로 경영권 승계 준비를 끝낸 뒤 주식담보대출, 배당 확대 등을 통해 상속세 이슈에 대응하며 경영권 방어에 집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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