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전기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올해 한국은행의 성장률 전망치인 2.5%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전문가들은 올해 한국이 2.5% 성장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한은은 25일 올해 1분기 성장률이 전기대비 마이너스(-) 0.3%를 기록했고, 전년 동기대비 1.8%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지난 2008년 4분기 -3.3%를 기록한 후 가장 낮은 수치다.

올해 1분기 성장률을 끌어내린 건 수출과 설비투자였다. 1분기 수출은 전 분기 대비 2.6% 감소했다. 더욱이 설비투자는 10.8% 급감했다.

수출은 LCD 등 전기 및 전자기기를 중심으로, 수입은 기계 및 장비, 광산품이 줄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기계류와 운송장비가 모두 감소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반도체 경기 조정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우리 수출의 21%를 차지하는 반도체 수출이 감소하는 등 4개월 연속 수출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정부 소비가 전기대비 0.3% 올랐지만, 수출과 설비투자 감소폭을 메우는 데 역부족이었다. 지난해 4분기 정부 소비가 큰 폭으로 늘었던 데 따른 기저효과도 작용했다. 작년 4분기 정부 소비는 3.0% 증가하며 성장률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나 올해 1분기 GDP에 대한 성장기여도는 민간이 0.4%포인트, 정부는 오히려 -0.7%포인트를 기록했다. 한은도 작년 4분기 성장률 호조에 따른 기저효과 때문에 정부의 성장기여도가 크게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홍 부총리는 연초에는 사업 공모 등의 절차 진행으로 실적이 상대적으로 낮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1분기 GDP 부진으로 연간 성장률 전망치도 하향 조정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의 저조한 성과를 고려하면 올해 한국경제는 2.3% 성장을 보일 것이다"며 "미국과 유럽은 긴축을 미루고, 중국은 유동성을 늘리는데, 한국이 기존의 스탠스를 유지하게 되면 회복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딜 것이다"고 진단했다.

그는 "정부의 예산지출 증가율이 높아지더라도, 정부 지출이 이를 따라가기 어려울 수 있어, 추경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 채권시장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 정부 지출을 통해 2.7% 성장을 겨우 달성한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했다"며 "2분기에 전기대비 1.5%를 달성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1분기 GDP 숫자가 안 좋게 나오면서 기술적으로는 성장률이 0.1~0.2%포인트 낮아질 것"이라면서 "지난해 2분기와 3분기 설비투자가 마이너스를 보였던 데 따른 기저효과가 얼마나 작용할지가 관건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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