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임하람 기자 =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우려가 재점화된 가운데 G2의 무역갈등이 서울 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7일 전일 중국 금융시장이 급격한 변동성을 겪은 만큼 이날 국내 금융시장도 중국증시나 위안화 반응에 연동해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은 중국증시가 하락세를 이어가며 국내 증시를 끌어내린다면 달러-원 환율도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과 협상을 이어오던 미국은 중국이 기존 약속에서 후퇴했다면서 추가 대중 관세를 위협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2천억 달러어치의 중국 수입품에 매기는 관세를 오는 10일부터 10%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또, 아직 수입 관세를 부과하지 않은 3천250억 달러어치의 다른 중국산 제품에 대해서도 25%의 관세를 조만간 부과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전일 상하이증시는 전일 대비 5.58% 폭락한 수준에서 마감했다. 전일 한때 역외 위안화는 달러 대비 1.3% 약세를 나타냈다.

간밤 뉴욕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67.45원에 최종 호가가 나왔다. 지난 4일의 최종 호가 1,163.20원보다는 4.25원 오른 셈이다.

서울 환시 외환딜러들은 무역갈등은 달러-원이 1,170원대에 안착하고, 장기적으론 달러-원의 상단을 뚫을 수 있는 요인이라고 해석했다.

특히 최근 미국과 중국이 협상을 이어가며 협상 타결 기대감을 키웠던 만큼 이에 대한 실망감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A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무역 전쟁은 달러-원의 1,170원 안착 요인으로 본다"면서 "무역갈등이 명확하게 좋은 뉴스로 타결되기 전까지는 원화 발목을 잡는 요소다"고 말했다.

B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시장은 무역 전쟁이 해결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다른 말이 나와 놀란 것 같다"면서 "이날 1,170원대 중반까지 달러-원이 상승할 것을 예상하지만 만약 1,180원 선이 뚫린다면 1,200원까지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C 시중은행 외환딜러도 "최근 미·중 협상 타결 기대가 커지며 긍정적인 보도가 나오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로 분위기가 반전되면서 영향이 더 컸던 것 같다"며 "다른 재료보다 협상 관련 진행 상황 등을 지켜봐야 할 듯하다"고 전했다.

달러-원이 위안화와 중국증시 등 중국 자산에 연동되는 강도도 주목할 점이다. 전일 중국증시가 많이 빠진 만큼 코스피가 중국증시에 얼마나 영향을 받는지 확인해야 한다.

또한, 호주중앙은행(RBA)의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기준금리 인하 결정이 나올 가능성도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D 시중은행 외환딜러도 "무역협상 파열음이 나오면 원화 같은 통화들은 변동성이 증폭된다"면서 "오늘도 장중 호주 무역수지 발표가 예정돼 있고, 위안화 약세가 예상되는데 원화는 이 영향을 많이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 외국계 은행 외환 딜러는 "NDF에서 달러-원이 다소 하락했는데 그동안 달러-원이 많이 올라왔다는 것을 방증한다"며 "상해증시 개장 전까지 국내 주식 시장 반응 등을 보며 관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도 계속 협상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기대심리도 있는 듯하다"며 "오후 들어 호주가 기준금리를 인하한다면 달러-원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 같다"고 예상했다.

sskang@yna.co.kr

hrlim@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