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전국의 오피스와 상가 공실률이 상승추세를 이어가면서 시중은행 영업점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특히 경기 침체가 심한 지방에선 임대업 소득만으로 대출이자를 갚지 못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어 개인사업자 대출이 부실화할 우려도 커지는 모양새다.

이를 반영해 금융당국도 은행권에 부동산임대업이 포함된 개인사업자 대출에 대한 관리 지침을 지시하고 나섰다.

14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전국의 중대형 상가의 공실률은 11.3%로 석 달 새 0.5%포인트(p) 상승했다. 일 년 전과 비교하면 0.9% 치솟았다.

특히 세종(18.7%)과 전북(17.0), 충북(16.0), 대구(14.1%)의 공실률은 전국 평균치를 크게 웃돌았다.

실제로 이들 지역은 시중은행이 공통으로 임대업대출과 관련해 예의주시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한 시중은행 세종시 지점 관계자는 "행복도시 중심으로 상권이 이동하며 자연스럽게 발생한 인구 유출이 중대형 상가, 소규모 상가 공실률에 영향을 준 것 같다"며 "공실률의 절대적인 수준이 아직 우려할 정도는 아니지만, 상승추세가 된 것은 확실해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공실률 상승으로 임대료는 조금씩 떨어지고 있다"며 "결국 임대업자 소득 자체가 줄 수 있어 연체율에 대해 관리를 신경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임대업자의 투자수익률도 오피스, 상가 대부분 하락했다.

오피스 투자수익률은 1.69%로 지난해 연말보다 0.27% 떨어졌고, 중대형 상가는 1.50%로 0.25% 하락했다. 소규모 상가의 투자수익 하락률도 0.22%로 나타났다.

특히 대전과 충남, 충북, 경남지역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중대형 상가 투자수익률은 경남이 1%가 채 되지 않았다. 경북과 충남도 1%를 간신히 넘는 수준을 유지했다.

오피스 투자수익률도 대전, 경북, 충남, 경남 모두 1%를 밑도는 수준이다. 구미공단 등 자동차와 조선, 해운업 경기 둔화의 직격탄을 맞은 지역이 심했다.

이에 지방은행의 연체율이 1%를 넘어서는 등 상승 폭이 가팔라지는 추세다.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을 둔 JB금융지주의 지난 1분기 기업 여신 연체율은 1.1%로 전분기보다 4bp 상승했다.

같은 기간 대구은행을 둔 DGB금융지주는 0.82%로 지난해 말보다 10bp 상승했다. 특히 신용카드 연체율은 1.71%로 25bp나 치솟았다. 부산은행을 품고 있는 BNK금융지주도 0.78%까지 기업여신 연체율이 급상승했다. 전 분기 대비 22bp 급등했다. 신용카드 연체율 역시 3.01%를 기록하며 44bp 악화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기업여신 중에서도 개인사업자를 중심으로 한 자영업자 대출의 연체가 늘고 있는 게 문제"라며 "특히 지역 경기 둔화가 심한 지방의 영업점들은 본점 차원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부터 급증한 기업여신 내 개인사업자 대출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했다. 지난달에는 한국은행과 함께 은행권의 개인사업자 대출에 대한 공동 검사에 착수한 상태다.

특히 기업여신 중 부동산임대업 대출에 대해선 금융회사가 스스로 수립한 관리계획 내에서 대출을 취급하도록 지도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기업여신 담당 부행장은 "이미 은행의 여신별 목표치가 월별, 분기별로 관리되고 있고 당국이 부동산임대업 대출 증가세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진 것을 알고 있다"며 "부동산 경기가 악화하며 개별 영업점에서도 이에 대한 우려가 큰 상태라 본부별 여신 증가세와 연체율 등을 특별관리 중"이라고 설명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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