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강세 재료가 만발한대도 채권시장이 사면초가에 몰렸다. '역캐리' 부담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금리가 박스권을 쉽게 뚫어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시장참가자들은 14일 매수 포지션을 상당 부분 채운 상황에서 장단기 스프레드와 크레디트 스프레드가 추가로 좁혀질 여지가 적은 데다 금리 레벨조차도 낮아지면서 운용 여지가 크게 좁아졌다고 진단했다.

연합인포맥스 시가평가 Matrix 추이(화면번호 4789) 등에 따르면 이달 중 국고채 3년물 등락 폭은 3bp, 10년물은 4.5bp였다.

채권 금리 움직임을 제외한 다른 자산가격의 변동성은 확대됐다. 코스피는 5월 초 2,200선에서 2,050선으로 후퇴하고, 달러-원 환율은 1,160원대에서 1,190원까지 수직으로 상승했다.

시장참가자들은 채권시장만 유독 변동성이 줄어든 이유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 불확실성에 역캐리 및 추가 매수 부담이 더해진 결과라고 해석했다.

국고채 5년물까지도 기준금리와 비슷한 수준까지 내려오면서 웬만한 채권을 매수해서는 역캐리를 감내하기가 어렵다. 그나마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 자본이득을 얻을 수 있지만, 최근에는 금리 하락도 제한적이기 때문에 역캐리를 이기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크레디트 스프레드도 올해 들어 계속 좁혀지면서 추가 축소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연초 AA- 등급 회사채 3년물 대비 국고채 3년물 스프레드는 46bp에서 전일 29.8bp까지 좁혀졌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한은의 금리 인하가 가시권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레벨이 추가로 낮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한 증권사 채권 딜러는 "3월까지는 금리가 막판에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대부분 기관이 행복했지만, 4월부터는 어려운 장이 이어지면서 피로가 커지고 있다"며 "국고채, 크레디트, 본드 스와프가 다 추가로 움직이기 어려운 상황에서 운용을 손 놓고 있을 수는 없으니 더 힘이 든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채권 딜러 역시 "무역협상 관련 재료로 변동성이 있지만, 채권시장은 레벨을 어디까지 열어둬야 할지가 관건이다"며 "금리 인하가 뒤따라주지 않는다면 레벨이 용인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모든 악재를 현가화해서 강세 재료로 해석하면서 역캐리를 버티고 있지만, 추가로 자본차익을 바라보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시간과 싸움을 극복하는 게 관건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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