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기업 재차입 영향…가계에서 기업으로 자금 선회 경향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지난 1분기 중 기업 대출금이 증가세를 이어간 가운데 증가 폭도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2019년 1분기 중 예금 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에 따르면 예금 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 잔액은 1천140조9천억 원을 나타냈다.

전기 말 대비 19조 6천억원 늘어난 수치로 전 분기 14조 3천억원 늘어난 데 비해 증가 폭이 확대된 셈이다.

예금은행의 대출은 11조6천억원 늘어나 증가 폭이 확대됐으나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증가 규모가 8조원 늘어나는 데 그쳐 증가 폭이 줄었다.







1분기 중 제조업 대출금은 6조5천억 원 늘어 증가세로 전환했다. 지난 2015년 3분기 6조7천억 원 증가한 이후 최대 증가 폭이다.

한은은 "연초 기업들의 운전자금 재차입 등으로 대출금이 금속가공제품·기계장비 등을 중심으로 늘어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제조업 내에서 산업별 대출금 증감액을 보면 금속가공제품·기계장비, 1차 금속, 석유·화학·의약품·플라스틱을 중심으로 증가했다.

운전자금은 4조6천억원 늘어나면서 지난해 4분기 3조2천억원 감소에서 증가로 돌아섰고 시설자금은 1조9천억원 증가해 증가 폭이 늘었다.

서비스업의 경우 지난해 4분기에는 17조3천억원 증가했으나 전분기에 9조9천억원 증가해 증가 폭이 다소 줄었다.

서비스업 내 도소매, 숙박·음식점업의 대출이 늘어나 증가 폭이 소폭 확대됐으나 금융 및 보험업의 대출이 감소로 전환했다.

특히 부동산업의 증가 폭이 3조5천억원 증가한 데 그쳐 서비스업 대출금 전체 증가 규모가 축소됐다. 지난해 4분기 부동산업 대출은 7조원 증가한 바 있다.

도소매·숙박음식점업은 신설법인 수 증가 등으로 증가 폭이 확대됐으나 부동산업은 주택임대사업자 대출규제 강화 영향과 주택 매매 부진 등으로 증가 폭이 축소됐다고 한은 측은 설명했다.

건설업 부문 대출금은 2조2천억원 늘어나 증가로 전환했다.

건설업 내 산업별 대출금 증감액을 보면 종합건설업과 전문직별공사업 모두 증가로 전환했다.

한은 관계자는 "연말에 재무비율을 맞추느라 기업들이 대출을 상환하다 연초로 돌아오면서 재차입이 일어나는 패턴이 제조업과 건설업에 모두 나타났다"며 "예대율 규제가 2020년부터 은행권에 적용될 예정인데 기업대출 쪽으로 인센티브를 더 주게 돼 그에 따른 영향으로 기업대출 쪽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작년부터 가계대출에서 생산자금 대출 쪽으로 자금 선회를 유도했다"며 "올해 1분기 가계 대출은 전년 동기, 전 분기 대비 계속 줄고 산업별 대출은 그 반대로 전분기, 전년동기 대비 증가해 자금 흐름이 기업 쪽으로 가는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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