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올 연말 사업 분할을 앞둔 CJ올리브네트웍스가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본격적인 몸만들기에 들어갔다.

최근 급성장한 올리브영의 기업공개(IPO)를 염두에 둔 중장기적인 포석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2일 CJ그룹 등에 따르면 올리브네트웍스는 올 1분기에 5천581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면서 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올리브영의 온라인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4.8% 급증하고, IT 부문의 시스템통합(SI) 프로젝트 신규수주 효과 덕을 본 영향이다.

특히 올리브영의 경우 점당 매출이 늘어나면서 당기손익이 전분기 63억원 적자에서 264억원으로 흑자 돌아섰다.

올리브영의 국내 점포 수는 1천214개로 전년 동기보다 110개나 늘었다. 점포 수 기준 헬스앤뷰티(H&B) 시장 점유율은 67.3%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10년 전만 해도 매출이 200억 원대에 불과했던 올리브영이 그룹 차원의 전략적인 투자로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CJ그룹이 지난달 올리브네트웍스의 인적 분할 계획을 밝히면서 향후 올리브영의 IPO 계획을 내비친 것에 주목하고 있다.

올 연말 주식교환까지 마치고 나면 내년 이후에 본격적으로 IPO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재현 회장의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이 경영 승계에 첫발을 뗀 상황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올리브네트웍스가 인적 분할하면 기존 주주들은 신설법인 CJ올리브영의 지분도 보유하게 된다.

최대주주인 CJ(55.01%)는 물론 이 부장(17.97%)과 이 회장의 장녀인 이경후 CJ ENM 상무(6.91%)도 주주 명단에 등재된다.

CJ시스템즈와 CJ올리브영이 처음 합병했던 2014년 말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 등과 비교해볼 때 이미 회사의 기업가치는 크게 상승했지만, 올리브영이 IPO를 할 경우 오너 일가의 지배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

이 부장은 CJ제일제당 등 핵심 계열사 지분이 전혀 없다.

CJ 지분도 이번 인적분할을 통해 처음으로 보유하게 된 2.8%가 전부다. 3세들의 경영권 승계에 있어 올리브영의 IPO는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다.

올리브영은 올해 본격적인 해외 진출과 온라인 확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중국뿐 아니라 유럽·북미 매장을 적극 확대하는 등 새로운 판로 개척에도 나서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CJ가 올 연말부터 올리브영 IPO를 위해 국내외 재무적투자자(FI) 유치에 나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외부자금 조달을 통해 신사업을 확대하는 한편, 회사 가치를 가늠해보는 시험대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올리브네트웍스의 기업가치가 커지고 있는 과정에서 CJ 주가는 부진하면서 이 회장 자녀들의 지분 가치도 증가하고 있다"면서 "향후 자녀들의 지분율 상승을 위해 IT 부문과 마찬가지 방법으로 올리브영의 주식과의 맞교환이 한 차례 더 이뤄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hjlee@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