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강수지 기자 =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12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을 서프라이즈 수준으로 해석할 정도는 아니라며 시장에 큰 영향은 없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이 총재가 기존 발언과 달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는 발언을 내놓았지만, 당장 금리 인하를 대비해야 할 정도는 아니며 한국의 금리 인하는 미국 인하 이후 논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오전 이주열 총재는 한은 창립 제69주년 기념사에서 경제 상황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겠다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 뒀다.

그는 "대내외 여건 변화에 따른 시나리오별 정책 운용 전략을 수립해 적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일축해 온 이 총재의 발언과 분위기가 다소 달라졌다.

이 총재는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인하 소수의견이 나온 것에 대해서도 '한 사람의 의견'이라고 선을 그으며 인하 신호로 해석되는 것을 경계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이 총재의 발언에서 느껴지는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해석하면서도 시장이 큰 의미를 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한은이 통화정책에서 의미 있는 변화를 줄 수 있는 시기는 미국이 금리 인하를 단행한 이후가 될 것이라며 한국의 금리 인하가 당장 시장이 염두에 둬야 할 이벤트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A 시중은행의 외환 딜러는 "총재의 발언은 서프라이즈는 아니다"며 "다만, 앞으로 좀 더 한국의 금리 인하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정도의 신호를 줬다"고 말했다.

그는 "전반적으로 시장에서는 한국이 미국보다 금리를 먼저 내리기는 어렵다는 생각이 큰 만큼 총재 발언으로 당장 국내 금리 인하가 눈앞에 닥친 이슈라고 해석하기는 이르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다음 주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힌트를 줄지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미국과 중국 정상회담이 성사될지에 더 관심이 쏠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B 시중은행 외환 딜러는 "이 총재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기존에 시장이 예상하던 시나리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며 "미국 금리가 먼저 움직여야 하는 상황이라 다음 주 있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좀 더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주열 총재의 멘트가 외국인 동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C 외국계 은행의 외환 딜러는 "최근 주요국 금리 인하 등 리스크 오프로 분위기가 가는 듯했는데 주식이 강한 모습을 보이면서 방향성이 사라진 모습이다"며 "이 총재 멘트가 시장에 큰 영향을 없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이 발언이 외국인 동향에 미칠 영향을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외국인의 달러-원 매수와 주식 매도세가 지속한 시점이 한은 수정경제전망 발표 이후였기 때문"이라며 "외국인 움직임이 크지 않다면 당분간 횡보하는 움직임이 지속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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