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소위 '당국 레벨'인 1,190원 선을 가시권에 둔 가운데 시장 참가자들은 추가적인 롱플레이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9일 서울환시 등에 따르면 전일 달러-원 환율은 당국 경계에도 전 거래일 종가 대비 11.60원 급등한 1,182.00원 고점에서 마무리했다.

이미 1,170원대 초반부터 당국 경계가 고개를 들었고 1,180원 선에서 상승세가 주춤했으나 역외 시장 참가자들의 달러 매입에 맥없이 저항이 뚫렸다.

달러화가 0.5% 정도 강세를 보인 데 비해 원화는 1% 이상 약세를 보이면서 달러-원 상승폭이 확대된 셈이다.

역내 수급상으로 수출업체 네고 물량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일본 경제 제재에 따른 국내 경제 타격 우려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 후퇴, 독일 최대 은행 도이체방크의 대규모 구조조정 발표 등 대내외 불안 재료가 커지면서 시장 포지션은 '달러 롱, 원화 숏'으로 기울고 있다.

특히 지난 1일 1,148.90원까지 내려서면서 1,150원 선을 밑돌았던 달러-원은 일주일 만에 33원 넘게 오르면서 1,190원 선을 넘보고 있다.

한 외환시장 참가자는 "역외 달러 매입이 많이 들어왔다"며 "지난 6월 중순부터 말일까지 달러 매도가 많았는데 이달 들어 그 정도 수준의 달러 매입이 들어왔고 어제도 많이 들어오면서 원화가 다른 통화 대비 더 약세로 갔다"고 설명했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1,180원대 중반에서의 당국의 스탠스 확인이 중요하다고 보고 이익 실현 레벨 탐색에 들어갔다.

롱심리를 유지하면서도 일부 포지션을 줄이는 가운데 달러-원 1,180원대 중반 아래에서 저항선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A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1,180~1,190원이 워낙 당국 움직임에 예민한 구간이라 무작정 롱을 들고 가기 어렵다"며 "이 레벨까지 달러-원이 너무 빨리 올라서 단기적 고점은 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주일 전만 해도 1,148원 선을 봤는데 현재 달러-원 상승세에 당국도 주목하고 있을 것"이라며 "결국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 물량이 당국 경계를 뚫을 만큼 많이 나오지 않는다면 현 수준에선 달러-원 아래가 더 넓어 보인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B외국계은행 외환딜러도 "당국이 1,190원 위는 신경 쓸 거 같다"며 "그간 시장 포지션이 많이 롱으로 갔기 때문에 일부 포지션을 줄이려 할 것으로 보이고 차트상으로도 1,182원에서 일단 막힐 것으로 보이긴 한다"고 진단했다.

한편 일부 시장 참가자들은 당국이 달러-원 환율 상단을 강하게 막지 않지 않을 수 있다고 보기도 했다.

미중 무역전쟁에 이은 일본의 경제 보복과 수출 부진의 위기 속에서 당분간 시장의 흐름에 맡길 수 있다는 진단인 셈이다.

C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유럽중앙은행(ECB)도 완화책을 내놨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환율 전쟁을 외치고 있다"며 "지금 시장의 '안정'을 택해서 우리 외환 당국이 개입할 지 '성장' 혹은 '침체 예방'을 위해 시장 흐름에 맡기는 게 맞는지 고민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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