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올해 2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KB금융지주의 성과급 회계처리 방식에 금융권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매년 4분기 실적에 발목을 잡았던 '특별보로금' 항목을 분기 실적에 분산 반영할 경우 은행권 순위싸움에도 미묘한 변화가 나타날 수 있어서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통상 4분기에 지급해온 특별보로금을 분기마다 나눠 실적에 선반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통상 금융지주는 급여 이외 성과급을 지급하는 시점에 맞춰 비용으로 처리한다.

하나금융지주는 2~3개월마다 지급되는 초과이익분배금(PS)과 상여금을 월할로 인식해 분기 실적에 반영한다. 보로금도 지급되는 시점 기준으로 실적에 반영한다.

같은 맥락으로 신한금융지주는 분기, 우리금융지주는 반기마다 성과급을 실적에 반영한다.

인력 규모가 가장 큰 KB금융은 특별보로금 탓에 매년 4분기 실적이 저조했다. 지난해 분기마다 8천억원 이상을 벌었지만 4분기 당기순이익은 2천1억원에 불과했다. 올해 1월에 지급한 희망퇴직 비용 2천860억원과 특별보로금 1천850억원을 한꺼번에 인식했기 때문이다. KB금융은 2017년에도 4분기 실적에 은행 PS 명목으로 1천900억원을 반영했다.

KB금융 관계자는 "연간 실적에 영향을 주지 않는 기술적인 미세조정차원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문제"라며 "그룹의 영업이익경비율(CIR·Cost Income Ratio)이 안정적인 추세를 유지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KB금융의 지난해 4분기 CIR은 일회성 요인 탓에 74.4%까지 치솟았다. 이를 제외한 CIR은 57.3%에 불과했다. 올해 1분기 CIR은 52.8%를 기록하며 하향추세로 접어들었다. 인건비의 효율성과 안정성 확보에 주력하는 KB금융은 중장기적으로 CIR을 40% 후반까지 낮출 계획이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회계처리는 발생주의가 원칙이고 대부분 법인이 지급 시점을 기준으로 삼는다"며 "다만 국제회계기준에 따라 비용 인식시점을 지급 계획을 전달하는 시점으로 보기도 한다. KB금융의 경우 워낙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보니 적용 시점이 민감할 것"이라고 해석했다.

금융권은 KB금융이 2분기부터 특별보로금을 인식할 경우 400억원 이상 판관비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진중공업 대손충당금 환입 이벤트에 힘입어 9천억원 후반의 사상 최대실적 경신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선제 비용처리를 통해 2분기 당기순이익이 9천500억원에 못 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비용 자체만 본다면 1분기 1천억원의 사내기금 적립 등의 기저효과가 있어 특별보로금을 분할해 적용해도 CIR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이라며 "분기 실적이 자칫 9천200억원대까지 밀릴 수 있지만, 환입 이벤트로 비용을 상쇄할 수 있고 4분기 실적을 정상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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