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한은이 제시한 올해 성장률 2.2%도 낙관적이라고 평가하는 등 사실상 1%대 성장 가능성도 염두에 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일형 금통위원은 금리 동결을 주장한 이유 중 하나로 환율을 언급하면서 향후 환율이 금리 인하 시기를 가늠할 중요한 잣대가 될 수 있다는 점이 재확인됐다.

7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7월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같은 달 기준금리를 1.75%에서 1.50%로 인하한 금통위의 결정에는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성장 흐름과 향후 하방리스크가 크다는 진단이 깔려있다.

의사록에서 눈길을 끄는 건 금통위원들의 성장률 진단이다.

한 금통위원은 금통위 전일 진행된 동향보고회의에서 일부 외부 기관들의 전망대로 올해 성장률이 2%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은 없는지를 한은 관련 부서에 물었다.

이에 관련 부서는 "여러 하방리스크가 동시에 크게 악화한다면 2%를 하회할 수도 있다"면서도 "지금은 그런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여기에 이 금통위원은 "미·중 무역 분쟁 불확실성이 8~9월쯤 합의가 이루어진다고 해도 올해 성장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이후 금통위 당일 의견 개진에는 두 명의 금통위원이 직접적으로 한은의 성장률 전망에 하방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 금통위원은 "2.2%로 하향 수정된 조사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에도 여전히 하방 위험이 잔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통위원도 "조사국에서는 기존 전망을 큰 폭으로 하향 조정했지만, 일본과의 무역이슈 등 최근 대내외 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하방리스크가 있다"고 말했다.

직접 성장률을 언급하지 않은 다른 금통위원도 우리 경제가 잠재성장률을 상당 폭 하회하는 경기 부진을 보인다고 평가했다.

금통위원의 암울한 경기진단에 미·중 무역 분쟁 격화, 한일 관계 악화 등 하방 위험이 증폭되면서 올해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졌다는 게 대부분 시장참가자의 진단이다.

한 금통위원은 직접적으로 "기준금리 25bp 인하만으로 경기를 가시적으로 회복시킬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하기도 했다.

향후 통화정책 변화 시기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변수 중 하나는 환율이 될 전망이다.

한 금통위원은 경상수지 흑자 폭이 축소되면서 수급 구조가 어떻게 바뀔지 전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른 위원은 경상거래를 통한 외환공급이 축소되는 가운데 해외자본 조달을 늘리면서 외채가 증가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일형 금통위원은 금리 동결 의견 이유 중 하나로 환율 상승 압력을 꼽았다.

그는 "경상수지 흑자 폭 축소가 달러-원 환율 상승압력과 동시에 나타나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확장적 거시정책과 현재의 완화적 통화정책 유지 조합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나라 경상흑자가 꾸준히 줄어들고 있고, 앞으로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환율이 여기에 연동된다면 상승 압력이 더 높다고 볼 수 있다"며 "한은이 금리를 인하하면 상승 폭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에 환이 안정되는 게 통화정책 결정에서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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