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유라시아 그룹은 한국과 일본 간 무역 문제 등을 둘러싼 갈등에 대한 미국 백악관의 중재 의지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최대 정치 컨설팅 싱크탱크인 유라시아 그룹의 스캇 시먼 아시아 연구실장은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에서 한국무역협회와 미한국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한·일 무역전쟁의 과제' 세미나에 참석해 이같이 진단했다.

시먼 국장은 미 국무부는 한·일간 긴장을 줄이는 데 일조하기를 바라고 있지만, 백악관과 협의해 이를 추진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분쟁에 개입하려는 의지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중립적인 중재자 역할을 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관심사가 아니다"면서 "민감하고 복잡한 이슈를 조종하는 것 역시 큰 관심사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재선에 도움을 주는 사안이 아니라면 관심을 보이지 않을 수 있다면서, 미국 유권자들은 대외 정책에 관심이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무부, 특히 국무부의 실무진은 양국 갈등 완화에 대한 관심이 크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과 관련한 문제에 100%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면서 "한·일 문제는 정책의 우선순위가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시먼 국장은 한·일 갈등이 미국 기술 기업들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이 역시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캘리포니아의 기술 기업들에 대해 비판적이고, 이들의 이익을 지키는 데 큰 관심이 없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일간 문제의 역사적 내용이나 특유의 심리적인 민감성 등을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번 세미나에서 또 다른 연사로 나선 메인 대학의 크리스틴 베카시 국제관계 스쿨 교수도 미국이 한·미 간 대화의 기회를 만들어 줄 수는 있지만, 문제의 해법을 제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시먼 국장은 다만 한·일간의 갈등이 일각에서 제기되는 걱정보다는 악영향이 크지 않을 수 있으며, 특히 한국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기업들은 제재에도 새로운 길을 찾는 능력이 탁월하다"면서 "기업들이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보며, (일본) 제재에 따른 실제 비용은 많지 않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시먼 국장은 "그동안 한국 기업은 일본, 혹은 일본의 특정 회사 의존이 너무 심했다"면서 "이번 기회에 조달처를 다변화하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가 기업의 조달처 다변화를 지원하는 것은 특히 한국의 중소기업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한편 시먼 국장과 베카시 교수는 현재의 긴장 국면의 완화할 수 있는 방안으로 민간 교류 확대의 중요성을 꼽았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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