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임하람 기자 = 서울외환시장의 외환딜러들은 8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외환시장 예상보다 비둘기파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비둘기파적이었던 금통위 재료에도 달러-원이 장중 한때 10원 이상 급락한 점을 고려하면 금통위 재료의 환율 반영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한국은행은 30일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1.5%로 동결했으나 조동철, 신인석 금통위원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또 우리나라를 둘러싼 대내외 불확실성이 한층 커졌다면서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2명 나온 데다가 이주열 총재가 경기 진단에서 대외 불확실성을 강조한 데 주목했다.

이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금리 인하의 대외여건 전개 상황과 영향을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소위 '경기 침체(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가 부쩍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어 "성장 전망경로 불확실성이 한층 커졌다"고 말했다.

또 브렉시트, 유럽 포퓰리즘, 신흥국 위기, 그리고 홍콩 시위 격화 등을 불확실성 요인으로 꼽기도 했다.

A 외국계은행의 외환딜러는 "금통위에서 두 명의 소수의견이 나오고 금리 인하를 시사해 일단 도비시(비둘기파적)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B 외국계은행의 외환딜러도 "두 명의 소수의견이 나왔고 한은이 국내 경기 둔화가 심화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며 "소수의견 확인 후 달러-원이 낙폭을 잠시 줄였다"고 설명했다.

C시중은행의 외환딜러도 "금리동결이 만장일치로 이뤄지는지 여부를 주시했는데 소수의견이 두 명 나온 데 따른 시장 영향이 있었던 것 같다"며 금통위를 비둘기파적으로 평가했다.

한편, 비둘기파적인 금통위 재료에도 이날 달러-원이 장중 한때 10원 이상 급락한 것에 대해 딜러들은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D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소수의견과 총재 기자회견 등 금통위 재료는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 수준이었는데 달러-원의 가파른 급락세는 의문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딜러들은 금통위 재료 자체가 가격에 크게 반영되지 못했고 호가가 얕은 점심시간 도중 역외를 중심으로 한 포지션 변동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외환 당국의 매도 개입 경계도 매우 강한 수준으로 파악됐다.

A 은행 외환딜러는 이어 "비둘기파적이었던 금통위와 기자회견 내용과는 달리 달러-원이 급락하고 있다"며 "당국 경계가 매우 강하고 일부 관리도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B 은행의 외환딜러도 "금통위 재료는 이미 가격에 일부 녹아 있었다고 봐야 한다"며 "최근 달러-원이 미·중 무역 협상 재료에 크게 등락을 반복하면서 금통위 재료 자체는 크게 중요하게 반영되지 않은 모습이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최근 달러-원이 위안화 '프록시'(proxy)로 급등한 데 따른 포지션 언와인딩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며 "숏 모멘텀에 따라 금통위 기자회견의 총재 발언이 도비시하게 나왔음에도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syyoon@yna.co.kr

hrlim@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14시 07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