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중국 경기 부진에 예민하던 서울외환시장이 달라졌다.

중국 제조업 경기 반등에 대한 기대 속에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호조를 보인 만큼 국내 펀더멘털 우려에도 증시 훈풍에 달러-원 환율 상단이 제한될 전망이다.

3일 서울환시 등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잠정치 하향 조정에도 최근 저항선인 1,215.00원을 잠깐 터치한 후 상단이 무거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전일 중국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경기 확장 국면에 재진입했음을 확인 후 달러-원 환율은 반락했고 증시가 대거 반등하면서 아시아 금융시장이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로 반응했다.

전일 중국 금융정보 제공 업체 차이신(財新)은 8월 제조업 PMI가 50.4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7월 차이신 제조업 PMI는 49.9였다. 기준선인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 국면에, 넘지 못하면 경기 위축 국면에 있음을 뜻한다.

지표 호조에 따라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일 무려 1% 이상 급등한 2,924.11에 거래를 마쳤다.

그간 중국 경기 둔화 우려에 빠르게 안전자산 선호 분위기가 두드러진 것과 달리 중국발 호재에 반응한 것으로 이는 지난 3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 3월 중국의 제조업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자 4월 초 아시아 증시가 반등하고 달러-원 환율이 하락한 바 있다.

당시 유로존 경제 지표 악화에 시장 참가자들은 본격적인 중국발 경기 둔화 신호가 나타날 것으로 우려했으나 결과는 반대였다.

중국의 3월 공식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5로 집계되면서 대폭 반등했고 4개월 만에 경기 확장세를 나타낸 바 있다. 3월 공식 PMI는 시장 예상치(49.6)도 상회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중국의 경기 회복에 대한 의구심을 버리지 않으면서도 '바닥론'에 무게를 실었다.

또 다른 지표들도 좋아지고 있어 미중 관세 전쟁 속에서도 경기가 더욱 악화하긴 어렵다고 보기도 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중국 차이신 임팩트가 커 주가지수가 대거 반등했다"며 "중국 경기가 좋지 않아 보이지만 7월 공업기업 이익도 소폭 반등한 것으로 봐서 수출 둔화를 내수로 연명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7월 공업이익은 5천126억7천만 위안(약 86조8천억원)으로 작년 동월보다 2.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6월 공업이익 증가율은 -3.1%였으나 증가율이 플러스로 돌아선 것이다.

외환딜러들은 이날 우리나라 GDP 하향 조정에도 아시아 금융시장 분위기가 크게 나쁘지 않다고 보고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는 제한적이나마 유지될 것으로 진단했다.

A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중국이 미중 무역 전쟁 이후 지표가 계속 좋아서 지표 자체를 신뢰하긴 어렵지만 일단은 공식 지표기도 하고 3차 관세까지 반영이 된 상태라면 더 악화할까 하는 인식이 생기고 있다"며 "현재가 바닥이라고 보고 향후 경기 반등에 대한 기대도 일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개입을 뚫을 정도가 아니면 1,210원 위에서는 공격적으로 사는 모습은 아니"라며 "증시가 슬금슬금 오르고 있어 달러-원도 1,215원에서 크게 오르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B외국계은행 외환딜러도 "GDP와 별도로 글로벌 제조업 흐름이 변수인데 어제 중국 지표가 잘 나왔다"며 "유럽, 미국 지표가 다 잘 나오면 시장이 이를 주목할 것"이라고 말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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