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 주요 석유 시설에 대한 공격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이 떠들썩한 가운데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뒤늦게 반응하고 있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17일 달러-원 환율의 반등 가능성에 무게를 실으며 관련 뉴스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14일 사우디 피폭 이후 국제 유가는 패닉 장세를 나타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비축유 방출 트위터에 낙폭을 축소하긴 했으나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8.05달러(14.7%) 폭등한 62.9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5월 21일 이후 최고치를 경신한 셈이다.

국제금융센터가 분석한 해외 시각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생산 차질이 2~6주 지속하면 유가에 5∼14달러의 상방 압력을 가할 것으로 진단했다. 6주 이상 지속할 경우 브렌트유는 배럴당 75달러를 상회하고 주요국의 전략비축유 방출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씨티 그룹 또한 원유선물시장에서 신규 자금 유입과 숏커버링을 예상했다.

반면 전일 달러-원 환율은 미국과 중국 간 '중간합의' 이슈에 매달리며 전일 1,180원대 초반까지 내려섰다. 코스피도 2,060선까지 회복세를 보이며 완연한 리스크온을 보였다.

이날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달러-원 환율이 재차 1,180원대 후반으로 올라선 데 따라 사우디 피격에 따른 리스크오프가 뉴욕 및 일본 증시를 통해 반영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인도네시아 루피아나 인도 루피는 전일 사우디 피폭 이슈로 달러 대비 각각 1.16%, 0.54% 절하되며 큰 폭으로 흔들린 바 있다.

달러-원 환율은 전일 대비 1.00원 오른 1,184.10원에서 상승 출발 후 이를 저가로 꾸준히 상승폭을 키우는 모습이다.

현재 오전 11시 3분 1,188.50원까지 추가로 고점을 높였다.

전일 일본 금융시장이 '경로의 날'로 휴장하면서 증시에서 제대로 관련 재료가 소화되지 않은 점도 달러-원 환율이 뒤늦게 반응하는 이유 중 하나로 꼽았다.

A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중동 위기는 달러-원 상승 요인이나 어제는 예상보다 너무 오르지 않았다"며 "유가가 오르면 여기에 취약한 코스피가 급락세로 가는 경향이 있는데 어제는 그렇지 않았고 다른 증시도 약보합으로 마무리해서 심리적으로 양호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어제 일본 휴장으로 아시아 금융시장이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측면도 있다"며 "점차 달러-원 하방 지지력이 쌓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B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사우디 이슈가 간밤에 영향력을 발휘하면서 살짝 리스크오프 분위기가 강해졌다"며 "유가가 계속 올라가고 상황이 악화하는 뉴스가 나오면 상승세는 더 심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여타 동남아시아 통화들보다 사우디 피폭 이슈가 원화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C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인도나 인도네시아 통화는 타격을 크게 받았으나 그간 동아시아 통화들은 비교적 잠잠한 편"이라며 "리스크오프 분위기에 비해 달러-엔이 크게 빠지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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