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아시아 금융시장에서 달러화를 움직일 새로운 재료가 없자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 방향성이 또다시 길을 잃고 있다.

환율을 움직일 동인이 뉴욕 금융시장 개장 시간에 대부분 발생하면서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흐름을 그대로 따라가는 모습이다.

23일 서울환시 등에 따르면 최근 2거래일 연속 숏플레이를 이어가며 달러-원을 끌어내렸던 역외 헤지펀드가 숏포지션을 꺾자 달러-원이 1,170원대 초중반으로 반등했다.

주요 지표와 이벤트를 앞두고 재료 소강상태에 접어든 가운데 새롭게 인트라데이 포지션을 일으킬 '핑계'가 많지 않아서다.

특히 롱 재료이던 브렉시트와 미중 합의 불확실성이 다소 경감됐으나 숏 베팅이 이어지기엔 조정폭 또한 커 오버슈팅 인식도 고개를 들었다.

달러-원 환율은 이달 초 1,200원을 웃돌면서 지난 2일 1,206.00원까지 고점을 높인 바 있다.

하지만 지난 주 후반부터 미중 양측 간 합의 가능성이 커졌고 지난 15일 장 마감 이후부터 브렉시트 협상 타결 기대까지 커지자 분위기는 돌아섰다. 이에 따라 최근 4거래일 연속 하락해 20원 가까이 급락했고, 전일 1,169.40원까지 저점을 낮추기도 했다.

한 외환시장 참가자는 "어제까지 외국인의 달러 매도가 상당했고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며 "노딜 브렉시트가 나중에 다시 이슈가 될 순 있으나 당장 10월에 노딜 브렉시트로 상황이 끝나진 않을 거란 기대가 있고 미중 무역 협상도 기존에는 협상할 것인지 말 것인지였다면 지금은 협상은 하되 협상 수준에 대해 가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단 미국과 중국 양쪽에서 같은 얘기를 하고 있어 불확실성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서울환시 외환딜러들은 역외 숏포지션이 깊지 않은 만큼 달러-원 환율 하락세는 주춤해질 것으로 봤다.

이날도 NDF 1개월물 종가를 반영한 뒤 박스권 장세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A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이날 아시아 장에서 지표가 없는데다 미국 주택 관련 지표는 시장을 크게 움직일 재룐 아니라 장중엔 지루한 흐름"이라며 "최근 달러-원이 20원가량 급격히 조정을 받았기 때문에 한 방향으로 30~40원 더 하락하기엔 역외 롱스톱은 다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B외국계은행 외환딜러도 "환율 하락 요인이 우위지만 추가적인 하락 요인이 아시아장에 나올 가능성은 작다"며 "불확실성이 유지되고 있어 밀릴 때마다 저가 매수 혹은 단기성 매도로 대응해야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그간 높은 연동성을 보이던 위안화에 대한 민감도도 낮아진만큼 당분간 달러-원의 키 재료는 증권 시장 흐름이라고 짚기도 했다.

C시중은행 외환딜러는 "달러-원이 추가로 더 하락하려면 재료가 있어야 하는데 오를 재룐 없고 하락 재료도 발견되지 않고 있다"며 "대외적으로 미중 합의, 브렉시트와 관련한 이슈에 진전이 있어야 하는데 새로운 재료가 나올 타이밍이 아니라 증시에 연동된 트레이딩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제까지 코스피가 좋아서 달러-원이 묵직한 흐름을 보였다"며 "위안화와 별개로 달러-원에 손절성 매도가 많았고 아시아 개장엔 지루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어 달러-원은 상단 룸(여지)이 더 넓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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