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금융위원회가 은행에서 공모형 주가연계증권(ELS)의 신탁편입 판매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공모 상품을 장려한다는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최근 발언취지에 맞춰 금융위가 앞서 발표한 은행권에 대한 고난도 상품판매 제한 기준을 완화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관련 브리핑이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공모형 ELS 관련) 신탁판매 규제를 넣고 다양한 측면에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어제 은행 간담회에서도 그런 이야기가 있었고, 장관도 말씀하신 부분이라 우리가 보려고 한다"며 "(공모 신탁 발언은) 공모형 ELS를 일컫는 취지인 것 같은데, 분리가 되는지 안 되는지는 좀 더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일 은성수 위원장은 "신탁은 사실상 사모라고 하는데, 신탁을 (공모와 사모로) 분리만 할 수 있다면 (공모 신탁을) 장려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이를 두고 은행권에선 공모형 ELS를 신탁에 편입해 판매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지를 두고 혼란이 가중됐다.

지난 14일 발표된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재발 방지 대책에 따르면 은행은 원금손실 위험이 20% 이상인 고난도 파생투자 상품을 판매할 수 없다. 신탁에 편입해 판매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은행을 공모형 상품을 판매하는 창구로만 만들겠다는 게 이번 대책의 취지다.

신탁은 기본적으로 다수가 아닌 투자자 개인 간 계약을 바탕으로 하는 상품이라 사실상 '사모'로 해석된다. 금융위가 발표한 대책대로라면 공모형 ELS를 담은 주가연계펀드(ELF)는 가능하지만 주가연계신탁(ELT)는 불가능하다.

올해 은행이 판매한 ELT 시장은 40조원에 달해 은행 입장에선 수십조원의 시장을 한순간에 잃게 되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판매형태가 1:1의 수탁계약인 신탁의 본질은 변함이 없지만, 해석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 검토를 하고 있다"며 "은행연합회가 작업 중인 의견을 가져오는대로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40조원의 ELT 시장이 사라진다는 은행권 주장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금융회사는 늘 다른 길을 찾는다"며 "단정적으로 말하기에는 지금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현재 2주간 의견수렴을 거쳐 은행이 판매 가능한 상품군을 다시 발표하기로 한 상태다.

윤창호 금융위 금융산업국장은 "전체적으로 제대로 정리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며 "은행 입장에서 지금 파는 건 문제 없으니 이전처럼 하면 된다. 이후에는 행정지도를 통해 혼란이 없도록 지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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