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내년 달러-원 환율과 달러 강세 지속 여부에 대한 국내 증권사와 은행의 전망이 속속 나오기 시작했다.

내년 달러 강세가 완화될지 여부를 두고 각 기관의 전망이 나뉘면서 달러-원 환율의 흐름에 대한 전망도 엇갈리는 모습이다.

27일 연합인포맥스 리서치리포트(화면번호 8020)에 따르면 이날까지 2020년 연간 전망을 내놓은 10개 증권사 및 은행 중 5개 기관은 달러-원 환율이 상반기에서 하반기로 갈수록 낮아지는 '상고하저'의 흐름을 예상했다.

3개의 기관은 달러 강세 요인이 약화하며 상반기 달러-원이 하락했다가 이후 달러화 강세 압력이 되살아나며 상승하는 '상저하고'의 흐름을 전망했다.

대체로 모든 기관에서 내년 달러화 강세 흐름이 약화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상고하저, 미 달러 강세 약화와 글로벌 경기 반등

그동안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에 갈 곳 잃은 자금들이 상대적으로 경기가 견조한 미국으로 몰리면서 달러 강세가 이어졌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가 유로존의 재정정책 등 부양책을 시장으로 연착륙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무역 협상도 1단계 합의 후 휴전 상태에 돌입한다면 달러화 강세가 완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또한, 반도체 등 국내 수출 경기 개선도 원화 강세 요인으로 지목됐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달러 강세와 무역전쟁 부작용이 글로벌 투자 사이클을 위축시키며 달러 강세의 악순환을 심화해 역화 위안화 환율도 신고점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재정정책을 활용한 유로존 경기 부양이 2분기 말부터 유로화 강세로 이어져 달러화 강세의 고리를 끊어내 글로벌 경기 반등을 이끌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무역 협상 불확실성은 상반기까지 유효하지만 2분기 중 위안화 강세를 골자로 한 2단계 무역 합의를 할 경우 미국은 제조업 경기 부양, 신흥국에는 달러화 약세로 인한 부채위험 진정이라는 호재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지난 9월 이후 레포 시장 불확실성에 연방준비제도(Fed)가 자산매입을 개시한 것은 부채 관점에서 양적 완화와 동일한 효과를 가져온다는 의견도 있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재정정책에 따라 성장률이 정상화되는 만큼 지난 2년간의 달러 강세는 마무리되고 본격적인 약세로 돌 것으로 예상한다"며 "2년간 금리 인상과 양적 긴축이 단기자금 부족과 달러 강세의 원인이 되었는데, 최근 연준의 자산매입은 달러 대출과 유동성이 다시 늘어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출 마이너스 폭이 줄어들 수 있고 무역 분쟁이 더 악화하지 않거나 관세 철폐가 이뤄진다면 달러-원은 하방 압력이 나타날 수 있다"며 "결과적으로 내년 환율은 완만한 하강 곡선을 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상저하고, 달러 강세 완화에도 내년 美 대선이 불안 요인

대부분 기관이 상반기는 글로벌 경기 연착륙 기대 등으로 일방적인 달러 강세가 주춤할 것으로 봤다.

그동안 달러 강세를 뒷받침하면 제조업 경기 둔화와 미국 금리 인상이 마무리 단계를 보인 영향을 받았다.

그러나 상반기 이후에는 달러화 강세 압력이 다시 우세해질 것으로 보는 의견도 있었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달러화는 상반기 약세를 나타내겠지만, 하반기에는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상반기 제조업 경기 회복 모멘텀을 이끄는 재고 사이클이 하반기로 갈수록 둔화하면서 제조업 경기 탄력은 약화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ECB 경기 부양책의 한계로 유로 경기와 유로화 방향성도 하반기에 장담하기 어렵다"며 "미국 대선 등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 방향성이 모호해지고 정책 불확실성이 높다지는 점도 달러화 반등을 점치는 이유다"고 덧붙였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올라오는 글로벌 경기 모멘텀, 특히 재고 사이클의 반등과 연준의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달러 하향 안정화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2분기 이후에는 글로벌로 나가는 달러 공급 규모가 과거 약달러 시기와 다른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투자 사이클의 회복 없이 경기 확장기가 연장되는 것도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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