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내년 세계 경제가 신흥국을 중심으로 개선되겠지만,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등 정치 경제 리스크가 장기화하는 만큼 국제금융시장 변동성이 수시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윤태식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은 28일 여의도 콘래드에서 열린 2020년 국내외 경제 전망 컨퍼런스에 참석해 이같이 진단하며 내년에도 ▲미중 무역갈등과 ▲중국 경제 성장 둔화 ▲금융 취약성 누적 ▲미 통화정책 불확실성 ▲미 대선 및 브렉시트, 홍콩 등 정치 불확실성 등이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연합인포맥스가 주최한 컨퍼런스는 금융당국 및 금융시장 전문가들의 내년도 국내외 경제 전망과 부동산 시장 전망을 주제로 다룬다.

윤태식 국장은 올해 세계 경제는 미중 갈등과 브렉시트, 지정학적 위험 등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위험자산 선호와 회피를 반복했다고 진단했다.

특히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등 전 세계적인 지표 부진으로 세계 경제가 동반 둔화(Synchronized Slowdown)를 겪으면서 주요국들은 통화정책 완화 기조와 확장적 재정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주식시장은 대체로 상승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대외 이벤트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됐고, 채권시장은 글로벌 통화 완화 분위기에 금리가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특히 외환시장은 달러화 강세 기조 속에 미중 갈등 고조로 위안화가 달러당 7위안(포치)을 넘어선 가운데 국내 경기 부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등락을 이어갔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자금이 대체로 주식에서 채권으로 이동하는 가운데 국내 외국인 자금은 채권을 중심으로 올해 순유입됐다.

윤 국장은 내년 세계 경제가 신흥국을 중심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면서도 하방리스크가 장기화할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하방 리스크 전개 추이에 따라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수시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윤 국장은 "미중은 갈등과 휴전이 반복될 우려가 있다"며 "1단계 무역 합의는 최근 우호적인 분위기지만, 이후 2~3단계 협상은 녹록지 않은 여건"이라고 말했다.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가 가속화할 가능성도 리스크 요인이다.

그는 "과거 고도성장 과정에서 누적된 기업부채 누증과 그림자 금융 확대, 부동산 시장이 둔화 우려가 현실화할 경우 중국 경제 둔화가 가속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완화적인 금융여건이 지속하면서 고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는 등 금융 취약성이 누적되는 점과 미국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 등도 주목해야 할 리스크로 꼽힌다.

특히 내년 11월에는 미국 대통령 선거와 브렉시트, 홍콩과 중동 남미 지역에서의 지정학적 리스크 등 정치 이슈가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윤 국장은 "최근 대외 리스크 요인들의 주요 특징으로 아직 국제금융시장에 리스크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측면이 있다"며 "대외리스크가 장기화하면서 완전한 해결방안 모색이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한, 새로운 정책 환경하에서 기존 통화와 재정정책의 패러다임 재고가 필요하다"며 "정치적 요구를 경제 부문이 어떻게 적절히 반영할지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윤 국장은 이러한 하방 리스크에도 한국 경제는 양호한 대외 건전성 등을 바탕으로 충분한 복원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외리스크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시장 불안 발생 시 신속하게 대응하는 한편, 대외신인도 및 대외건전성 관리 노력도 이어갈 것"이라며 "민간 부문의 경제활력을 제고하고 중장기적인 구조개혁과 미래성장동력 확충에도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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