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중국 위안화가 10년 안에 달러화와 동등한 위치에 서게 될 것이라고 미 컬럼비아 대학의 제프리 삭스 교수가 진단했다.

28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삭스 교수는 가까운 미래에 기관들이 달러화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날 것이라면서 국제 거래의 결제와 중앙은행 보유고, 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에 위안화와 유로화 등 다자 통화가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달러화 기반 결제 시스템에서 다자통화 결제 시스템으로 대거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환경에서는 달러화와 유로, 위안화가 모두 국제 결제에 사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삭스 교수는 수년 동안 달러화의 붕괴를 예측해왔으나 지난 2016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에 그 목소리는 더 커졌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으로 달러화가 '대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화질서 내 탈(脫) 달러를 예상하는 가장 큰 이유는 글로벌 경제에서 미국의 비중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삭스 교수는 설명했다.

미국이 현재 글로벌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로 지난 1980년의 21.6%보다 감소했다.

반면 중국 경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19.2%에 이르고 유럽연합(EU)은 16%에 달한다.

삭스 교수는 또 미국이 이란 등에 제재를 가해 달러화 기반 글로벌 금융 메시지 네트워크를 제한하면서 달러화 역할의 정치적 입지를 해쳤다고 지적했다.

위안화의 역할이 확대될 것으로 보는 세 번째 이유는 달러화 기준 글로벌 금융시스템이 주기적 위기에 처했다는 사실 때문이라고 삭스 교수는 말했다.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와 1990년대 중반의 아시아 외환위기 등은 모두 미국의 부실한 금융규제가 그 원인이었다고 그는 지적했다.

이런 위기에서 벗어나려는 욕구가 시간을 두고 다른 통화로의 결제 다변화를 유도할 것이라고 삭스 교수는 설명했다.

삭스 교수의 이러한 전망과 달리 많은 애널리스트는 위안화가 글로벌 시장에서 핵심 통화가 되려면 수십 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이 자율변동환율제의 채택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나티시스의 알리시아 가르시아 헤레로 수석 아태 이코노미스트는 "위안화 자산은 외국인들에게 여러 가지 이유로 어렵다. 위안화의 국제화가 쇠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달러화의 시장의 비중 축소는 위안화보다는 유로화나 원화, 브라질 헤알화 등에 의해 대체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들 통화의 태환성이 훨씬 좋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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