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산유국의 감산 정책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급락했다.

29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2.94달러(5.1%) 폭락한 55.17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이번 달 기준으로는 1.8% 올랐다.

원유시장 참가자들 산유국 감산 정책과 미·중 무역협상 관련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은 다음 달 5~6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정례 회담을 열고 감산 정책과 관련해 논의할 예정이다.

당초 산유국들이 오는 3월 종료될 예정인 감산 합의를 3개월~6개월 더 연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이날은 산유국간 합의에 대한 우려를 키우는 소식이 잇따라 나왔다.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이 감산 연장 여부의 결정을 내년 4월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놨다.

그는 "감산 연장을 논의하기는 너무 이른 시점이다"면서 "우리는 (내년) 4월 1일까지 (감산)합의가 되어 있고, 아직 여전히 11월"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년)4월의 일을 왜 11월에 물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또 일부 외신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번 회의에서 다른 회원국이 감산 합의를 지키지 않고, 사우디가 약속보다 산유량을 더 줄여 이를 보충하는 행위를 하지 않을 것이란 강경한 입장을 내놓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감산 합의가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부상하면서 유가가 강한 하락 압력을 받았다.

여기에 반정부 시위가 두 달 간 이어진 이라크에서 아델 압둘-마흐디 이라크 총리가 사임하겠다고 밝힌 점도 유가 하락 압력을 더했다.

반정부 시위 고조로 인한 공급 차질 우려가 해소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7일 홍콩 인권법안에 서명하면서 무역협상에 대한 긴장도 커졌다.

중국 측에서 아직 실질적인 보복 조치가 발표되지는 않았고, 인권법 서명에도 무역합의는 차질없이 진행될 것이란 진단도 나오지만,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다소 커진 상황이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산유국 회동을 앞둔 불안정한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포렉스닷컴의 파와드 라자크자다 연구원은 "러시아가 OPEC 플러스(+)의 감산 연장을 막을 수 있다는 우려로 유가가 거의 5% 폭락했다"면서 "여전히 11월 저점 54.75와 대비 해서는 높은 수준이지만, 이 레벨도 뚫리면 다음 주 후반 OPEC+ 회의를 앞두고 주초에 더 유가가 더 하락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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