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사우디아라비아가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에 감산 합의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자국의 산유량을 늘릴 것이란 경고를 내놨다.

사우디는 회원국들이 합의를 준수한다는 보장이 있으면, 감산 규모를 더 확대하는 방안도 지지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사우디 관계자는 전일 진행된 실무진급 회의에서 감산 합의를 이행하지 않고 있는 산유국들에 대해 정부가 깊은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라크와 러시아, 나이지리아 등이 합의를 이행하지 않는 것으로 지목됐다.

사우디는 그러면서 산유국들이 약속을 지속해서 지키지 않을 경우 자국의 산유량을 합의 수준으로 되돌릴 것이라고 위협했다고 저널은 전했다.

사우디는 하루평균 120만 배럴인 현재 감산 합의에서 할당된 양보다 더 많이 생산을 줄인 상황이다.

다른 산유국이 약속보다 많은 원유를 생산하는 반면 사우디가 희생을 감수하며 산유량을 더 줄였지만, 더는 이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의지로 풀이된다.

저널은 사우디가 아람코의 상장을 앞두고 유가 지지에 매우 민감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사우디는 이번 주 산유국 회동에서 감산 규모를 더 줄이는 방안에 대해서도 우호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저널은 사우디가 다른 회원국들이 이를 준수하겠다는 확약을 한다면 추가 감산을 지지할 수 있다는 입장을 비공식적으로 표했다고 전했다.

사우디는 또 원유시장에 미치는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이에 대한 비밀을 유지하길 원한다고 저널은 덧붙였다.

이라크 사메르 알갑반 석유장관은 최근 산유국이 감산 규모를 하루평균 40만 배럴 더 줄이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었다.

그는 다만 이날은 "회원국들이 하루평균 120만 배럴 감산 기한을 12개월 연장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면서 "추가적인 조치는 당연히 더 효과적이겠지만, 아직 결정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저널은 하지만 러시아가 감산 규모 확대와 기한 연장 두 가지 사안 모두에 있어서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OPEC 관계자는 러시아가 자국의 액화 가스 생산은 감산 대상에서 제외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 요청이 받아들지 않을 경우 현재 감산 규모와 기한 유지를 주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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