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새해에 들어서자마자 서울외환시장에서 중동발 리스크가 불거졌다. 달러-원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유효 기간이 장기화할지 여부에 시장 참가자들의 이목이 쏠린다.

6일 뉴욕증권거래소(NYSE) 등에 따르면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지난 주말 전장보다 233.92포인트(0.81%) 하락한 28,634.88에 거래를 마쳤다. 개장 직후 360포인트 이상 급락하면서 중동발 리스크오프를 반영했다.

이후 낙폭을 다소 줄였지만 향후 군사적 충돌이 번질 수 있다는 우려에 3대 지수가 모두 영향을 받았고 이날 코스피도 1% 가까이 하락해 무거운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3.00포인트(0.71%) 내린 3,234.8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71.42포인트(0.79%) 떨어진 9,020.77에 장을 마감했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이란의 향후 보복 가능성과 미군의 강경책이 달러-원 환율 상승 재료로 당분간 유효한 가운데 뉴욕 주가지수 낙폭에 따라 달러-원 환율 유효 기간이 결정될 수 있다고 봤다.

실제로 뉴욕 증시가 타격을 받은 만큼 달러-원도 조만간 1,170원대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지난해 말 '산타 랠리'로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던 뉴욕 주가지수에 과매수 경계가 강해진 가운데 중동발 불안 재료가 위험자산 선호 심리에 찬물을 끼얹으면서 그간 미중 무역 합의 낙관에 따른 상승폭이 일부 되돌려질 가능성에 주목했다.

미군은 지난 3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거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이란혁명수비대 정예군) 총사령관과 이라크의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하시드 알사비·PMF)의 아부 마흐디 알무한디스 부사령관을 사살한 바 있다.

이후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급히 고조됐고 안전자산인 엔화와 스위스 프랑이 큰 폭 강세로 돌아섰고 달러-원 환율도 전 거래일 대비 10원가량 상승한 1,169.20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이날 ING는 중동 사태가 심화하면 글로벌 주식시장이 7~10%의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을 하기도 했다.

ING는 이날 분석자료에서 "향후 초점은 이란의 보복이 어느 정도일지, 그리고 보복이 지속적인 유가 급등을 유발할지 여부"라고 진단하면서 "작년 걸프 지역 유조선에 여러 차례 공격이 있었는데 이란이 비슷한 공격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만약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을 방해하거나 봉쇄할 경우 글로벌 공급량의 20%에 해당하는 원유가 오가는 곳이 막히는 만큼 원유 공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봤다.

민경원 우리은행 FX연구원은 "중동발 리스크오프의 나비효과로 달러-원 상승 압력이 우위일 것"이라며 "사실상 핵 합의를 준수하지 않겠다는 이란의 발표로 일촉즉발로 치달은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긴장감 고조는 글로벌 위험 선호 심리를 훼손해 국내 증시 외국인 투심 회복 지연, 역내외 달러 롱 심리 회복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환딜러들도 연초 숏포지션을 대거 언와인딩한 가운데 중동발 뉴스에 따라 달러-원 환율의 추가적인 롱플레이가 나타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역외 시장 참가자들의 움직임이 달러-원 상단 결정에 중요한 '키 포인트'가 될 수 있다.

A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이란 뉴스가 아직은 더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해당 뉴스가 중기적으로 서울환시 영향력을 끼칠지 판단 여부는 뉴욕 주가지수에 달려 있는데 실제로 지난 3일 이후 주가가 많이 하락해 단기적인 영향에 그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B외국계은행 외환딜러도 "이란 뉴스 따라 달러-원이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 사건이 시작 단계라 숏은 많이 가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달러-원이 밀릴 때마다 사려는 수요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 딜러는 이어 "달러-원 환율이 이란 관련 뉴스만 나오면 튈 것"이라며 "아직 이란이 움직이진 않고 있지만 이란이 공격을 시작하면 매우 상황이 심각하게 될 것으로 보이고 시장 불안 심리가 매우 고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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