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달러-원 환율이 중동발 전쟁 리스크 완화로 롱포지션 정리가 이뤄지며 급락 장세로 마무리했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1.70원 급락한 1,159.10원에 마감했다.

미국과 이란과의 갈등 완화에 따라 전일 대비 낙폭이 '빅 피겨(큰 자릿수)' 이상 벌어졌고 장 후반부터까지 점진적으로 하락했다.

장 초반 저점 매수와 결제 수요가 유입되는 듯했으나 리스크온에 따라 위안화도 강세를 나타내 달러-원에 하락 압력을 더했다.

달러-위안(CNH) 환율은 6.92위안대까지 밀렸고 최근까지 안전자산 선호 심리 속에 강세를 보였던 엔화와 금값도 큰 폭 약세를 나타냈다.

국내 증권 시장에서 주가 지수가 큰 폭으로 오른 가운데 외국인의 순매수가 더해진 점도 달러 매도 재료가 됐다.

또 이날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일부 지표 경기 부진 완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국내 펀더멘털 개선 기대를 자극해 원화 강세 재료가 됐다.

KDI는 '경제동향 1월호'에서 "일부 지표가 경기 부진이 완화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아직 우리 경제는 낮은 성장세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4월부터 지난달까지 9개월 연속 우리나라 경기 상황을 '부진'으로 진단한 것보다 개선된 셈이다.

◇ 10일 전망

외환딜러들은 달러-원 환율이 1,153.00∼1,165.00원에서 등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숏베팅이 이어지겠으나 달러-원 1,150원대 초반 선에선 지지력이 나타날 수 있다고 봤다.

A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롱포지션이 쏠렸던 점도 있었고 시장 불안 심리가 매우 컸던 게 되돌려졌다"며 "또 호가대가 얇은 가운데 손절도 나오면서 달러-원이 쑥 밀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른 통화보다 많이 움직이긴 했지만 달러-엔이 원빅 정도 올랐으니 달러-원 10원 정도 움직인 셈"이라며 "지난 3일 이란 뉴스 반응을 되돌린 만큼 이제 1,150원대 초반까지 저점을 다지러 갈 것으로 보이고 다음 주 미중 합의 서명이 있어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B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위안화 환율을 주시하고 있다"며 "이란 이슈가 완화되고 있어 1,150원대 초반까지 추가로 더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딜러는 "매도세가 강했으나 장중 'R비드(1천만 달러 이상 매수 주문)'가 계속 뜨면서 중간중간 달러-원을 받쳤다"며 "이제 역외에선 방향을 튼 것으로 보여 숏베팅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고 1,153원 수준에선 한 번 막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 장중 동향

달러-원 환율은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 최종 호가를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대비 8.80원 하락한 1,162.00원에 갭다운 출발했다.

개장 이후에도 빠르게 낙폭을 키워 두 자릿수 급락했고 오후까지 꾸준히 하락세를 이어갔다.

오후 2시 22분경 전일 종가 대비 13.00원 급락한 1,157.80원까지 내려서기도 했다.

이미 역외 시장에서 이란 관련 불안 심리 회복을 반영한 만큼 개장 이후엔 5.40원 변동폭에 그쳤다.

시장 평균환율(MAR)은 1,160.00원에 고시될 예정이다.

현물환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 양사를 합쳐 74억2천4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63% 오른 2,186.45, 코스닥은 3.92% 급등한 666.09에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917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했고, 코스닥에서는 1천610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서울 외환시장 마감 무렵 달러-엔 환율은 109.279엔,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1,060.57원이었다.

유로-달러 환율 1.11150달러, 달러 인덱스(G10)는 97.279를 나타냈다.

달러-위안(CNH) 환율은 6.9228위안이었다.

위안-원 직거래 환율은 1위안당 167.41원에 마감했다. 저점은 167.26원, 고점은 167.83원이었다.

거래량은 한국자금중개와 서울외국환중개를 합쳐 136억 위안이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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