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중동지역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이 해소된 데 따른 하락 흐름을 이어갔다.

10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52달러(0.9%) 하락한 59.0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이번 주 6.4% 급락해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큰 주간 낙폭을 기록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중동 상황과 주요 경제지표 등을 주시했다.

중동 불안이 완화한 점이 지속해서 유가를 끌어내렸다.

이란의 미군 기지에 대한 제한적인 보복 공격 이후 미국이 군사 대응보다 경제 제재 방침을 밝힌 데 따라 무력 충돌 심화 우려가 해소됐다.

중동 지역에서 이렇다 할 원유 공급의 차질도 발생하지 않고 있는 만큼 유가에 반영된 위험 프리미엄이 지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미국은 이날 이란의 철강산업 등에 대한 제재 방침을 발표했다. 미국의 신규 제재 발표가 유가에 지지력을 제공하기는 했지만, 하락 추세를 바꾸지는 못했다.

이번 주 발표된 미국의 원유재고가 예상과 달리 증가한 점 등도 초과 공급에 대한 우려를 자극하면서 유가에 하락 압력을 제공하는 요인이다.

미국의 12월 비농업 고용이 14만5천 명 증가해 시장 예상 16만 명에 못 미쳤던 점도 유가 하락을 거들었다.

미국의 임금 상승률도 시장의 기대에 못 미쳤다.

부진한 지표는 향후 원유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를 자극하는 요인이다.

다만 북아라비아해 해상에서 러시아 해군 함정이 미 해군 구축함에 위협적인 기동을 했다는 소식이 나온 점은 유가에 지지력을 제공했다.

미국의 원유 채굴 장비 수 감소 소식도 지지력을 제공했다. 원유 시추 업체 베이커휴즈에 따르면 이번 주 미국 내 운영 중인 원유 채굴 장비 수는 659개로 이전 주보다 11개 줄었다. 채굴 장비 수는 3주 연속 감소했다.

이는 향후 미국의 산유량 증가에 대한 부담을 줄이는 요인이다. 다만 최근 채굴 장비 수 감소에도 미국 내 산유량이 사상 최고치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유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는 않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중동 이슈가 사그라든 만큼 초과 공급 우려가 시장의 주된 관심사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어게인 캐피탈의 존 킬두프 연구원은 "여름 드라이빙 시즌이 돌아올 때까지 석유 수요가 부족한 시기로 접어들고 있으며, 늘어나는 재고는 여전히 시장이 초과 공급이라는 점을 상기시킨다"고 말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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