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IBK기업은행의 윤종원 행장과 노동조합이 각자 다른 장소에서 회의하면서 경영 공백의 돌파구 마련을 꾀한다. 이를 통해 윤 행장과 노조의 대화 물꼬가 트일지 이목이 쏠린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은 이날 기업은행 본점 인근에서 임원들과 경영현안점검회의를 주재했다.

윤 행장은 2주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열리는 경영현안점검회의에서는 사실상 처음으로 보고를 받으면서 경영착수에 시동을 걸고 있다. 그는 업무적인 문의를 몇 차례 제기하고 특별한 당부 등은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 행장은 은행경영 방향성을 업무 파악 이후 세부적으로 설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기업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에는 연초부터 불확실성이 쌓이고 있다. 이란 사태의 여파가 얼마나 미칠지에 따라 금융시장 환경이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포용금융이라는 정책적인 입장에서도 기업은행은 최선두에 서야 하는 실정이다.

당장 기업은행 인사도 대기 중이다. 기업은행은 일반적으로 매년 1월 중순에 모든 직원의 인사를 '원샷(한번)'에 정했는데, 이 날짜가 미뤄질 처지다.

임상현 전무이사를 포함해 주요 부행장 5명의 임기가 오는 20일 혹은 다음 달에 만료되는 데다, IBK투자증권과 IBK연금보험, IBK시스템 등의 최고경영자(CEO)들은 이미 임기가 끝났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이날 경영현안점검회의는 일상적인 수준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면서 "이날 오후 노조의 대토론회가 있기 때문에 이를 지켜보고 추가적인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고 추정했다.

노조도 같은 날 조합원들과 본점 강당에서 대토론회를 개최한다. 이날 오후 4시로 예정된 토론회에서는 그동안 윤종원 행장에 대한 출근 저지 투쟁의 경과 설명과 은행발전에 대한 조합원 의견 개진 등이 이뤄질 전망이다.

노조는 현재까지 윤종원 행장이 대화를 공식적으로 제의한 적이 없고 대화 상대도 윤 행장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행장과 노조의 갈등이 길어지면 은행 경쟁력에도 손실이 생길 수 있다. 윤종원 행장을 기업은행장으로 임명한 청와대나 정치권이 중재자로 나설지도 변수라는 평가다.

기업은행 노조의 한 관계자는 "신임 행장에 대한 품평으로 투쟁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대화의 대상도 청와대나 집권 여당, 정부가 돼야 한다는 기조"라면서 "토론회에서 앞으로 투쟁을 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투쟁을 진행하는 것은 변함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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