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노요빈 기자 = 무위험지표금리 선정 이슈에는 환매조건부채권(RP) 금리와 콜금리 가운데 어떤 금리가 더 지표금리에 적합한지의 쟁점도 있다.

콜과 RP 금리가 각각 장단점이 있어 시장에서도 양쪽을 지지하는 주장이 모두 나온다. 다만 RP 금리가 유동성과 금융기관의 자금수급 상황을 반영하는 측면에서 낫다는 의견이 다소 우세한 분위기다.

23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작년 4월 무위험지표금리 선정의 현황에 대해 공개하면서 지표금리의 선정 요건으로 ▲풍부한 거래량 ▲금리의 안정성 ▲시장의 자금조달여건 반영 ▲파생상품 시장과의 연계성 ▲국제 기준에 부합한 지표 관리체계 등을 꼽았다.

해외 사례를 참고하더라도 무위험지표금리가 콜이나 RP 한쪽으로 쏠리지는 않는다.

미국은 무위험지표금리로 RP 금리인 SOFR을 도입했고, 영국과 유로지역, 일본은 각각 콜금리에 해당하는 SONIA, ESTER, TONA를 선택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콜금리는 거래량이 RP 금리에 비해 적지만 금리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반대로 RP 시장은 유동성이 풍부하지만 분기 말 등 시기에 변동성이 다소 커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또 RP 시장에는 은행 이외에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 다양한 기관이 참여해 시장의 자금조달 여건이 잘 반영된다. 콜시장은 신용거래이므로 무위험지표금리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해 이견이 존재하지만, RP금리는 국고채 등 우량한 담보가 제공되므로 '무(無)'위험에 가까운 금리 형성에 유리한 측면도 있다.

시장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나온다.

채권시장의 한 중개인은 "콜 금리는 거래량이 너무 적고, 움직임도 RP에 연동하는 측면이 있다"며 "지표 금리로 삼는다면 RP 금리가 적합해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지표금리는 펀딩의 기준이 되는 만큼 안정성이 제일 중요하다"며 "RP 금리는 월말과 분기말, 연말에 변동성이 크게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장근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시중은행간 거래를 중심으로 지표를 구성한다면 콜금리도 지표금리로 고려할 수 있다"며 "다만 콜금리는 무담보 거래기 때문에 금융위기시에는 은행도 신용문제가 일어난 바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RP 금리는 다양한 참가자 있어 시장성이 좋지만 익일물 비중이 높아 안정성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RP 금리가 지표금리가 되려면 시장의 안정성을 위해 기일물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현재는 의견을 수렴하는 단계라며 두 금리에 대한 평가를 유보했다. 당국은 오는 6월 무위험지표금리를 선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한국은행의 관계자는 "시장참가자들이 사용하기 좋은 방향으로 선정해 나갈 것"이라며 "아직 검토중인 단계"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당국이 무위험지표금리 선정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미국이나 영국, 일본 등은 중앙은행 홈페이지에 무위험지표금리 선정 자료를 공개하고 있다"며 "스와프 시장만 5천 조원이 넘게 연관된 CD 금리 변경 과정을 깜깜이로 결정하면 시장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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