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악화' 유통업계 인력 조정 불가피…신규 채용도 고심
'실적 악화' 유통업계 인력 조정 불가피…신규 채용도 고심
  • 이현정 기자
  • 승인 2020.02.19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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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지난해 최악의 실적을 낸 유통사들이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대규모 점포 구조조정으로 기존 인력의 조정과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신규 채용으로 일자리를 더 늘릴 여력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용 조정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 데다 고용 확대를 요구하는 정부의 입장도 고려해야 해서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CJ·현대백화점그룹 등 유통사들은 다음 달부터 상반기 공채를 진행할 예정이지만 아직까지 채용 규모와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매년 상·하반기 두 번 신입 공채를 뽑는다.

2017년과 2018년 상반기에는 각각 1천150명씩 채용했으나 지난해에는 규모를 공개하지 않았다.

롯데그룹은 다음 달 중하순께 30여개 계열사가 참여하는 상반기 신입 공채·인턴 공고를 낼 예정이다.

구체적 채용 규모는 막판 조율 중이지만 지난해와 비슷한 1천명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롯데슈퍼 등 유통부문은 대대적인 점포 구조조정에 돌입한 상황이어서 신규 채용에 참여할 지는 미지수다.

롯데쇼핑은 700여 개 점포 중 200여 개 비효율 점포를 3년 내 정리할 계획이다.

롯데쇼핑은 정리해고와 같은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다고 밝혔지만, 점포를 대폭 줄이면서 신규 채용은 물론 기존 인력에 대한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롯데마트 노조 관계자는 "인력 재배치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희망퇴직 등을 통해 인력 조정 수순으로 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CJ그룹은 올해부터 그룹 차원의 대규모 공채가 아닌 계열사별 채용을 진행한다.

CJ그룹은 매년 상·하반기 신입 공채를 통해 1천명 안팎의 인원을 채용해 왔지만, 각 계열사에서 필요한 인력만큼 뽑기로 하면서 적재적소에 곧바로 배치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실질 공채 규모도 예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CJ그룹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하고 지주사의 인력을 절반 수준으로 감축하는 한편 토지와 건물, 공장 등 자산 매각을 통한 고강도 사업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신세계그룹은 별도의 상반기 공채는 없다. 대졸 신입사원 공채는 매년 하반기 한 차례만 진행한다.

상반기에는 17개 계열사에서 수시로 경력직을 중심으로 채용하는데 올해는 이 규모도 예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부터 진행된 점포 구조조정 작업으로 고용 인력 축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삐에로쇼핑, 일렉트로마트, 부츠 등 수익을 내지 못하는 전문점 59개 점포를 폐점하는 등 구조조정을 진행한 데 올해도 이마트 할인점 전체 매장의 30%를 리뉴얼하고 전문점 매장도 더 줄이기로 했다.

이마트의 수익성이 단기간 회복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시장에서는 올해 첫 희망퇴직 시행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홈플러스는 올해도 신규 공채 채용 계획이 없다.

홈플러스는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매년 100~150명가량 대졸 공채를 진행했으나 경기침체에 따른 환경 악화 등으로 정기 채용이 사라졌다.

경력직, 고졸, 군인 등 수시 채용을 진행하고 있지만, 그 규모가 작아 정년퇴직 등 자연 감소분을 감안하면 매년 직원 수는 줄어들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점의 잇따른 폐점은 고용 감소와 직결된다.

특히 유통 패러다임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완전히 넘어가면서 유통업이 과거처럼 고용 창출 효과를 거두기 어려워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매장이 줄어들면 일하는 근로자도 감소하기 마련이지만 정부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어 신규 채용은 사실상 줄이지 못하고 다른 식으로 인력 조정을 할 수밖에 없다"면서 "전환배치 등으로 흡수할 수 있는 인력은 한계가 있어 다양한 방안을 내부에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각종 정부 규제로 유통사들의 사정이 많이 안좋아졌는데 정부의 일자리 늘리기 정책 기조를 마냥 따라갈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어떤 식으로는 기존 인력을 조정해 나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hj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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