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극심한 위험회피 심리로 달러-원 환율이 1,220원대에 진입한 가운데 상단을 막을 재료가 외환 당국의 개입뿐이라는 인식에 서울 외환시장이 치열한 눈치싸움에 들어갔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25일 지난주 상단 인식에 수출업체 등 네고물량이 미리 나오면서 상단을 막을 재료가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당국이 조금씩 스무딩으로 레벨을 조정하고 있지만, 1,220원 위에서는 경고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긴장하는 모습이다.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거래 종합(화면번호 2110)에 따르면 전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1.00원 오른 1,220.20원에 마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공포에 휩싸인 가운데 달러-원은 3거래일 연속 급등세를 이어갔다.

환시 참가자들은 지난주 달러-원 환율이 1,200원대에 안착하면서 상단 인식에 네고 물량이 다 소진된 것으로 추정했다.

이들은 네고물량이 상단을 막아주지 못하는 재료라면서도 외환 당국이 전일 강한 경고 신호를 주고 있어 당국이 달러-원 상단을 막을 유일한 재료라고 평가했다.

A 은행의 외환 딜러는 "달러-원 레벨이 이렇게 올랐는데도 네고 물량이 없다"며 "반면, 달러-원이 상승할 동안 사지 못했던 결제수요가 저점에서 나올 수 있어 내리지도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전일 기재부 차관이 강한 경고를 했고 장중 스무딩도 나온 것 같다"며 "코로나 불안 심리에 자체적으로 움직이는 장이라 아래보다 위를 본다"고 덧붙였다.

환시 참가자들은 지난해 8월 당국이 구두 개입성 발언을 통해 강하게 막았던 1,223~1,225원 근처를 1차 개입선으로 생각했다.

이후 1,230원과 1,240원 등에서 순차적 개입이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해 8월 6일 장중 1,223원까지 오른 바 있다.

그 이전에는 2016년 2월에 기록한 1,245.30원이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B 은행의 외환 딜러는 "전일 기획재정부 1차관이 강한 경고성 발언을 했고, 장중에는 스무딩도 나온 것 같다"며 "전고점이 1,223원인 만큼 1,225원 부근에서 당국의 언급이나 개입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 레벨은 1,230원, 1,240원이다"며 "특히 최근 외국인이 주식 매도 자금으로 달러를 사서 나갈지가 중요한데 그렇게 되면 더 가파르게 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1,220원대에서 달러-원이 숨 고르기에 나설 것이란 의견도 있었다.

환시 참가자들은 전고점 부근에서 매수 포지션을 끌고 갈지, 이익 실현을 해야 할지 고민이 깊다고 전했다.

C 증권의 외환 딜러는 "1,200원을 뚫고 오르자마자 롱으로 포지션을 돌렸다"며 "더 가야 할지 숏타이밍을 잡아야 할지 고민 중이다"고 말했다.

그는 "달러-원이 내려갈 명분이 사실 없다"고 덧붙였다.

D 은행의 외환 딜러는 "하락 재료는 당국의 개입뿐이다"며 "다만, 달러-원이 전고점 부근에 다가갈수록 이익 실현 매도가 좀 나오는 듯하다"고 전했다.

그는 "고점 부근 개입 경계와 더불어 이익 실현도 있어 한번은 밀렸다가 다시 상승 시도를 할 것 같다"고 예상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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