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이수용 기자 =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공포감으로 각국의 경기 부양책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코로나19로 변한 경제 상황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경기 부양책과 함께 전염 확산이 진정되는 실질적인 모습이 전제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형렬 교보증권 센터장은 17일 "전일 미국 시장 급락에 추가적인 의미를 부여할 부분은 아니다"며 "코로나19에 대한 극단적인 시나리오를 자산 가격에 반영하는 중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김형렬 센터장은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가 부양이 목표가 아닌 코로나19로 변화한 경제 환경을 다시 되돌리는 것"이라며 "경제 부양정책과 함께 코로나19 확산에 적극 대비하는 구체적인 정책 노력이 시장을 안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용택 센터장 IBK투자증권 센터장은 미국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막을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는 시점을 이번 증시 폭락의 분기점으로 봤다.

정용택 센터장은 "각국 중앙은행들이 코로나19 공포를 막기 위해 여러 조치를 하고 있지만 시장은 통화정책보다는 재정정책, 전염 확산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 등을 기다리는 부분이 있다"고 분석했다.

정 센터장은 "코로나19 확산 행태가 아직 가닥이 잡히지 않아 여러 경기 부양책 효과가 뒤로 밀리고 있다"며 "국내의 경우 확진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2주 후 추가 확산에 대한 가닥이 잡혔다"며 "미국에서 확진자수가 지난주 말부터 급증하기 시작한 만큼 다음주 혹은 4월 초에 이번 국면의 변곡점을 맞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한국은행 등 각국 중앙은행들이 일제히 유동성 공조에 나서고 있지만 증시 낙폭은 더욱 거세지는 모습이다.

전일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무려 13% 가까이 하락하기도 했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과 유럽이 글로벌 경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이 두 곳이 코로나19 확산 단계에 진입하면서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변 센터장은 "전염병의 특성상 제로 금리, 양적 완화 등 통화정책만으로 접근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인식이 생겼다"며 "기업 신용경색도 나오는 등 전방위적인 두려움이나 공포가 금융시장을 휩쓸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경기 둔화, 기업 이익 하락 등이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우리나라처럼 수출 의존적 국가는 당연히 영향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 센터장은 이어 "다만, 통화정책에서 연준이 회사채 매입까지 하는 게 방법 아니냐는 말이 나오지만,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 회사채를 매입한 경우가 없었다"며 "지금까지 했던 정책만으로는 위험 고리를 끊을 수 없다는 인식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국내 확진자 수는 줄어들지만, 투자자 입장에서 안전하다고 느낄 상황이 아니다"며 "하락장에도 반발 매수가 들어오지만, 외국인 매수까지 이어지며 상승장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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