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주택도시기금 여유자금을 공모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에 투자하기 위한 자산관리회사(AMC)가 선정됐지만 당분간 본격적인 투자가 어려울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임대 수익 전망 악화로 리츠가 투자자의 외면을 받고 있어서다.

1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0일 주택도시기금 여유자금을 앵커리츠에 위탁하기 위한 AMC로 코람코자산신탁이 선정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주까지 실사를 할 예정인데 이변이 없다면 확정될 것"이라며 "앞으로 어떤 리츠에 투자할지 운용사인 코람코가 결정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주택기금, 연기금 등이 모(母)리츠에 투자하면 모리츠가 자(子)리츠 형태의 공모 리츠나 부동산 펀드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앵커리츠 투자가 확정된 뒤 1년 이내에 상장 예정인 국내 임대형 부동산 기반의 공모 리츠나 부동산 펀드가 투자 대상이다.

코람코자산신탁 관계자는 "재원이 공공자금이기 때문에 무리한 투자보다 안정적 수익을 추구할 예정"이라며 "디테일한 상품 구성 등을 짜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는 정부 재원이 투입되면 리츠 유동성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이고 리츠라는 투자상품에 대한 신뢰도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주택도시기금 여유자금이 7년간 3천억원, 연기금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3년간 8천억원을 출자할 예정이며 공동 출자자를 추가 모집하면 투자 규모는 더 늘어난다.

싱가포르에서는 리츠 시가총액의 30%를 테마섹 등 공공재원으로 구성된 앵커리츠가 차지할 정도로 정부의 존재감이 크다.

지난 2월 AMC 선정 공모를 할 당시만 해도 상반기 중 투자 집행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업황이 좋지 않아 시장이 원하는 신속한 투자가 이뤄질지 의문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운용사가 시장 상황을 고려해 투자 시점에 대한 판단을 내릴 것"이라며 반드시 투자돼야 하는 시간표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올해 선보일 예정이던 리츠의 신규 상장 진행도 더디다.

리츠는 임대료가 주된 수익이라는 점에서 경기 둔화 여파로 기업공개(IPO)에서 흥행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로 '이지스밸류플러스 리츠' 상장을 추진하는 이지스자산운용이 지난달 제주조선호텔을 기초자산에서 제외하며 코로나19 영향 차단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장 예정 리츠 대다수가 국토부 인가를 마쳤고 아직 상장 연기를 결정한 리츠는 없다"며 "코로나19 영향으로 늦어지더라도 1~2개월 정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hj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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