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기자 = 하나금융투자가 지난해 고위험군 기업 대출을 대폭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우발채무를 활용한 IB영업 확대에 총위험액도 증가세를 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기업 신용 경색과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대출 회수와 우발채무 정리 등 우려가 커지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하나금융투자의 기업 대출채권은 2천654억원으로 전년 1천919억원보다 700억원 넘게 증가했다.

이중 PD(Probability of default·부도율)가 12.58%를 넘는 기업에 대한 대출액이 늘면서 고위험 대출채권에 대한 회수 가능성에 우려가 제기된다.

하나금융투자는 기업 대출채권 설정 시 PD율에 따라 기업을 등급1~3, 기타 등 네 등급으로 분류한다.

등급1 기업은 PD율이 1.07% 이내인 우량기업이다.

등급2 기업은 PD율이 12.58%보다 작은 기업이며 12.58%를 넘는 기업은 등급3으로 분류된다.

기타로 분류되는 기업은 내부적으로 등급이 산출되지 않은 차주를 의미하며 고위험 대출군으로 여겨진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 2018년 등급3 기업에 대해 대출을 진행하지 않았다.

당시 기업 대출채권은 등급1 기업에 대해 831억8천848만원, 등급2에 대해 883억4천327만원이었다.

다만, 지난해에는 공격적인 대출 투자가 이뤄지면서 등급3 기업에 대해 22억9천759만원의 대출 계약을 맺었다.

기타 기업에 대해서도 551억원이 넘는 대출채권이 설정됐다.

이 외에 등급1 대출은 894억원, 등급2 대출은 1천185억원이었다.

우발채무로 여겨지는 채무보증액도 최근 3개년간 큰 증가세를 보인다.

지난 2017년 9천억원에 머물렀던 채무보증액은 2018년 2조657억원에서 지난해 4조4천16억원으로 급증했다.

이에 따라 대손준비금 적립액은 지난 2018년 167억원에서 지난해 264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대손준비금이란 금융사가 대출채권을 회수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적립해두는 금액이다.

K-IFRS가 도입된 이후 실제로 확정되지 않은 손실은 대손충당금에 포함되지 않지만 손실에 대비한 금액을 대손준비금이란 계정과목으로 분류해 적립한다.

영업용 순자본 증가 속도가 총위험액 증가 속도보다 더딘 점도 재무 리스크 중 하나로 거론된다.

하나금융투자의 영업용 순자본은 지난 2017년 16조7천98억원에서 2018년 26조4천650억원으로, 2019년 32조313억원으로 증가했다.

다만, 외부 변수가 반영된 시장 위험액과 기업 PF 대출채권 등을 포함한 신용 위험액 등이 모두 증가하면서 총위험액도 빠르게 확대됐다.

총위험액은 지난 2017년 5천712억원에서 이듬해 1조1천884억원으로 늘어난 후 2019년에는 1조8천599억원까지 확대됐다.

영업용 순자본을 총위험액으로 나눈 순자본비율(NCR)은 2018년 1,176.06%에서 지난해 1,021.73%로 떨어졌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대출채권 부담과 차주의 크레딧 이벤트 발생 시 채무상환의무를 부담할 수 있는 우발채무 등 난외항목(Off-balance-sheet items)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코로나19 여파가 실물부문 충격으로 이어지면서 기업들의 자금상환 능력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jwchoi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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