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안펀드 지원 없이도 대규모 수요 확보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지난 2016년 10월 이후 43개월 만에 회사채 발행에 나선 현대자동차가 투자자들의 폭발적 관심에 힘입어 수요예측에서 대규모 '오버부킹'을 기록했다.

차환용 발행이 아니었던 만큼 채권시장안정펀드(이하 채안펀드)의 별도 지원이 없었지만, 기관들은 최근 금융시장의 경색이 일부 완화된 데다 여전히 우량한 현대차의 신용등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섰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차는 만기를 3·5·7년물로 나눠 총 3천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하고자 이날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총 1조4천100억원의 수요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가장 비중이 컸던 2천억원 규모의 3년물에는 9천100억원의 '뭉칫돈'이 밀려들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장기적인 업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심화하자 기관들이 사이에서도 단기물에 대한 선호도가 커진 점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수요가 대거 몰리면서 현대차는 2bp 수준에서 목표 수요를 모두 채울 수 있게 됐다.

현대차가 전 트랜치에서 희망금리밴드를 하단 -30bp, 상단 30bp로 제시한 점을 고려하면 선방한 셈이다.

아울러 500억원씩 찍을 계획인 5년물과 7년물에도 2천800억원과 2천200억원의 주문이 들어와 모두 '오버부킹' 됐다.

현대차는 5년물은 개별민평금리 수준에서, 7년물은 5bp 수준에서 목표 수요를 모두 확보하며 금리 절감 효과도 톡톡히 누릴 수 있게 됐다.

현대차의 3·5·7년물 회사채의 개별민평은 1.711%와 1.848%, 1.967%에 불과하다.

초우량 신용등급인 'AAA'를 반납하고 'AA+(안정적)'으로 한 단계 내려오긴 했지만, 여전히 신용도가 우량한 데다 최근 기준금리 인하 효과로 전반적인 금리 레벨이 내려간 점도 금융비용에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를 바탕으로 최대 6천억원 내에서 증액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부채자본시장(DCM) 관계자는 "현대차가 상환대상으로 삼고 있는 외화차입금 규모를 감안하면 기아차에 이어 6천억원까지 발행 한도를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활용해 올해 만기를 맞는 기존 외화차입금에 대응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미즈호은행 등으로부터 빌린 5억6천만달러(한화 약 6천895억원)을 연내 상환해야 한다.

한편, 이번 현대차 회사채 발행의 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KB증권, 미래에셋대우가 맡았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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