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최근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으로부터 1조2천억원 규모의 유동성 지원을 받은 대한항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추가 자본확충 계획에 속도를 낸다.

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오는 13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자체 자본확충을 위한 유상증자 안건을 논의한다.

대한항공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최대 1조원 수준의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것을 두고 내부적으로 검토해 왔다.

대한항공은 이사회 직후 세부적인 유상증자 규모와 시기 등을 공시할 예정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사업부에 대한 매각 논의도 진행 중이지만 이는 사전 조율이 더 필요한 만큼 당장 이번 이사회에서 다루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주배정 후 일반공모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할 경우 대한항공의 모회사인 한진칼 또한 지분 비율대로 참여하게 된다.

한진칼 또한 대한항공 이사회 이후 별도로 이사회를 열고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안을 의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칼이 보유한 대한항공 지분율이 29.96%라는 점을 감안하면 유상증자 규모가 1조원대에 이를 경우 3천억원가량을 투입하게 된다.

다만, 자회사들의 실적 악화에 더해 그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 등 3자 주주연합과의 경영권 분쟁을 지속해 온 만큼 당장 투입할 수 있는 자금 여력이 크지 않다는 점은 문제로 지목된다.

지난해 말 기준 한진칼이 보유하고 있는 별도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 규모는 523억원 수준이다.

1천370억원 규모의 단기금융상품을 고려하더라도 3천억원에는 못 미친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한진칼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우호지분 겸 투자재원을 한꺼번에 확보하는 시나리오도 거론하고 있다.

다만, 경영권 분쟁에 따른 주가 고평가와 불확실성 탓에 한진칼이 '백기사'를 확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더 실린다.

지난 8일 종가 기준 한진칼의 주가는 8만6천800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2배 넘게 오른 상황이다.

시가총액 또한 같은기간 2조4천억원 수준에서 5조원 이상으로 급증했다.

이렇다 보니 한진칼 또한 방향을 틀어 보유지분과 부동산을 담보로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는 방법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칼은 대한항공 이외에도 ㈜한진(지분율 23.62%)과 진에어(60%), 정석기업(48.27%), 한진관광(100%), 칼호텔네트워크(100%) 등을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담보로 제공된 지분 외에도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남아 증자에 참여할 자금조달을 조달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유상증자는 대한항공이 산은 등으로부터 긴급 유동성 지원을 받으면서 고통분담이 필요하다는 인식에 따라 자구책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사안이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24일 산은과 수은으로부터 운영자금 2천억원과 화물운송 관련 자산유동화증권(ABS) 7천억원, 영구 전환사채(CB) 3천억원 등을 통해 총 1조2천억원의 신규 자금을 지원받기로 했다.

증자 이후에는 기내식과 항공정비(MRO) 등의 사업부를 매각해 추가로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항공운임이 급등하면서 여객부문의 공백을 일부 만회하고 있는 만큼 사업부 매각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지는 아직 미지수다"며 "직원들의 고용 보장 문제와 기존 사업과들과의 연관성 등에 대한 조율이 남은 만큼 단기간 내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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