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김진일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하는 모습에 대해 "전쟁 통에 야전병원에서 하는 치료"라고 비유했다.

연준이 평상시라면 병원 안에서 일 잘하고 수술 잘하는 의사였겠지만 사상 유례없는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는 일은 일반 병동에서 잘해오던 것과는 성격이 많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진일 교수는 26일 연합인포맥스가 주최한 창사 20주년 특별 유튜브 생방송에서 '펜데믹 이후의 경제전망'이라는 주제로 대담에 참석했다.

연준 이코노미스트로서 근무한 경험을 토대로 김 교수는 코로나19로 받은 글로벌 경제 충격에 대해 "지난 2008년 금융위기가 선진국에서 시작해 전 세계로 퍼졌는데 이번 코로나19는 선진국 정도가 아니라 경제 밖 보건 영역에서 시작했다"며 "금융의 기본인 신뢰를 건드리면서 금융위기보다 훨씬 큰 스케일로 인류를 흔들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연준 역시 2008년 금융위기를 겪은 이후 인플레이션 우려 등을 점검할 충분한 시간을 갖지 못한 채로 코로나19라는 대형 이슈에 직면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연준이 금융위기 당시와 비교하면 덜 혼란스럽고 실수도 덜 하는 모습이라고 부연했다.

최근 연준의 대차대조표 규모가 7조 달러를 돌파하는 등 대규모 돈풀기 정책에도 인플레이션이 나타나지 않는 이유로는 화폐승수의 하락이 꼽혔다.

김 교수는 "화폐량만 중요한 게 아니라 화폐량 곱하기 유통속도"라며 "유통속도가 상상하지 못할 만큼 줄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하반기 금융시장 참가자들이 조심해야 할 리스크 요인으로는 코로나19 영향에 대한 면밀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언급했다.

김 교수는 국내 코로나19 충격이 상대적으로 빨리 끝나도 외국에서 여파가 장기화하면 수출에 의존하는 우리 경제는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김 교수는 최근 주식시장이 빠르게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세를 보이는 등 실물 경기와 괴리를 보이는 현상에 대해 이자율 하락 요인을 들어 설명했다.

김 교수는 "주가는 미래 현금 흐름을 이자율로 할인해서 더한 것"이라며 "이자율이 떨어지면 할인을 적게 하면서 주가가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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