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패닉' 재료에 둔감해지면서 차트상 상단이 꾸준히 막히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2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패닉이 나타난 3월과 달리 풍부한 유동성과 증시 및 채권 시장에서의 리스크온을 반영해 달러-원 환율 상승이 제한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 25일까지 4거래일 연속 오르며 1,244.30원까지 고점을 높였고 지난 3월 24일 장중 고점 1,265.00원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충돌을 넘어 소위 '테일리스크'로 주목되는 홍콩 이슈와 신장 위구르 등 중국이 민감하게 여기는 정치 이슈까지 얽히자 지난 26일 위안화가 12년 만에 최저치로 평가 절하되면서다. 위안화 '프록시(proxy)' 통화인 원화가 안전자산 선호를 반영해 약세 압력을 받았다.

하지만 이틀 만에 환율 급등이 되돌려지며 전일 아래쪽으로의 오버슈팅이 나타났고 장중 두 자릿수 급락하며 1,230원대 초반으로 내려섰다.

반면 지난 3월에는 증시 폭락, 달러 유동성 우려 속에 달러-원이 10분 만에 10원씩 급등하며 헤드라인에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했고 3월 19일에는 전 거래일 대비 무려 40원 폭등하며 2009년 7월 14일 고점 1,303.00원 이후 최고치를 갈아치운 바 있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주식, 채권, 외환에서 '트리플 붕괴'가 나타났던 지난 3월과 달리 금융 시장이 불안 재료에 대한 면역력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특히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필두로 중앙은행들의 역대급 유동성 공급에 증시 폭락은 커녕 오히려 주가가 반등하면서 투자 심리를 끌어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또 스와프 시장에서 단기 구간이 플러스로 돌아서는 등 달러 유동성 상황이 대거 개선된 점이 3월과 다른 점으로 꼽혔다.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스왑호가 일중추이(화면번호 2132)에 따르면 스와프포인트 1개월물은 지난 13일 장중 파(Par) 수준에서 거래됐다가 지난 18일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플러스로 전환했다.

지난 2017년 11월 14일 이후 2년 6개월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고 한미 통화스와프 자금 공급 이후 약 한 달 반만이다.

외환딜러들은 달러-원 환율 상단이 막히는 요인들이 많지만 무엇보다 코로나19 이후 경제 재개 기대로 달러와 증시가 함께 강세를 나타내는 등 시장 체질의 변화가 크다고 봤다.

달러-원 환율도 1,230원대에서 레벨 경계가 꾸준히 이어지며 저항선을 형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A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코로나19 이후 셧다운 해제에 대한 기대로 주가가 양호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달러-원 환율이 홍콩이라는 큰 변수에도 3월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3월에는 증시가 같이 망가졌고 채권 시장 분위기도 좋지 않았고 스와프 시장이 무너졌으니 유동성에 대한 큰 위기의식이 현물환 시장에서도 극명하게 나왔다"고 말했다.

B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지금은 3월과 같은 위기감은 없고 패닉이 쉽게 나타나진 않고 있다"며 "순수하게 위안화 약세를 따라가며 원화도 약세지만 당국이 크게 예민하게 보고 있지 않는 것으로 추정되는 한편 위안화 약세로 중국 수출이 늘어나는 걸 미국이 원치 않아 위안화 절하도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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