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윤석헌 비공개 소환조사…금감원 겨냥 이유는
靑, 윤석헌 비공개 소환조사…금감원 겨냥 이유는
  • 정지서 기자
  • 승인 2020.06.01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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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찰 석 달 만에 尹 비공개 소환…부원장급 인사 반년째 지연

정은보·최운열은 차기 금감원장 하마평 올려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이재헌 기자 = 지난 2월 금융감독원 감찰을 진행한 청와대가 이번엔 윤석헌 금감원장을 조사한 것을 두고 금융권이 술렁이고 있다. 사정기관에 대한 청와대의 감찰은 통상적으로 있는 일이지만, 금융당국의 수장을 직접 조사한 것은 이례적이다.

지난해 말부터 진행된 금감원 부원장급 인사가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것도 청와대의 동향과 맞물려 읽히는 부분이다. 일부에서는 윤 원장의 교체설을 꺼내 들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윤석헌 금감원을 비공개로 소환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에 대한 감찰이 시작된 지 넉 달 만이다.

윤 원장에 대한 조사에 대해선 청와대와 금감원 모두 긍정도 부정도 않고 있다.

이날 청와대 관계자는 "민정수석실 업무 자체에 대해 알 수 없다"고 답했다. 금감원 역시 현재로서 말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청와대는 지난 2월 금감원 일반은행 검사국을 대상으로 현장 감찰을 했다. 후속 감찰은 달을 넘겨서도 이어졌다.

감찰 내용은 금감원의 검사와 제재절차 전반에 대한 적합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는 후문이다.

그 가운데는 우리은행이 있었다. 금감원은 우리은행이 고객의 휴면계좌 비밀번호를 무단으로 도용한 사건을 2018년 11월에 인지하고도 1년 넘게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았다. 당시 금감원과 우리은행은 자체적으로 필요한 조처를 한 만큼 당국 차원의 추가적인 조처가 필요 없었다고 설명했지만, 이를 대하는 청와대 시선은 달랐다. 윤 원장을 대상으로 한 소환 조사에서도 해당 사안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와 금감원 사이 미묘한 기류가 감지된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판매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가 대규모 손실을 내며 국민의 원성을 샀고, 금감원의 후속 제재가 금융지주 지배구조를 흔들며 잡음을 내자 청와대가 움직였다.

지난 3월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민정비서관 인사는 금감원을 향한 청와대의 온도를 알 수 있는 결정적인 키가 됐다.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과 가까웠던 금감원 출신 행정관이 내정됐던 민정비서관 인사에 금융위 과장이 자리를 옮겨서다.

물론 청와대 입장에선 감찰을 앞둔 기관 출신의 인사를 배제하는 게 당연하다는 논리지만, 금융권에선 각종 해석이 난무했다. 금감원 자리에 금융위 인사가 배치된 것 자체가 해당 기관에 대한 청와대의 온도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여기에 라임자산운용의 사모펀드 손실 사태가 수면으로 부상하면서 금감원은 선 긋기 대상이 됐다. 라임 사태에서만큼은 사모펀드시장을 사전에 들여다보지 못한 감독 당국의 책임을 그냥 넘기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왔다. 특히 이번 사태에 금감원 출신 인사가 연루되며 금감원의 입장은 더 곤란해졌다.

하지만 라임사태가 정치권 이슈로 비화하면서 책임질 대상이 필요했던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금감원장의 비공개 소환을 두고 금감원 내부에서 '해도 너무한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금융권 고위 인사는 "금융지주 인사 개입이나 제재 권한 남용 등 그간 금융권에서 이야기돼온 이슈들도 있지만, 결국엔 특정 사안을 책임질 모양새가 필요할 것"이라며 "라임 등 국민적 공분을 샀던 사태에 대한 사실상의 선 긋기"라고 해석했다.

윤석헌 원장은 지난달 취임 2주년을 맞이했다. 예정대로라면 1년의 임기가 남았지만, 이미 교체설이 나오고 있다. 후임 인사로는 더불어민주당 최운열 의원과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대사,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 등이 거론된다. 이들의 공통점은 문재인 정부의 철학에 정통하다는 점과 정무적 감각을 갖췄다는 점이다.

다만 윤 원장 역시 진보 성향의 대표주자로 문재인 정부의 철학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금융권 인사라는 점에서 현시점의 교체는 청와대에도 부담이다. 취임 당시에 금융권에서 윤 원장이 공저한 '비정상 경제회담'을 세 번 정독하라는 우스갯소리가 돌 정도로 이번 정부의 경제정책방향을 주도하는 인물로 손꼽혔다. 3년 임기를 꽉 채울 순 없지만, 최소한 경질의 의미가 부여되지 않기 위해선 올해 하반기까진 윤 원장의 임기가 지속해야 청와대도 인사 실패 논란의 부담을 덜 수 있다.

금감원 부원장급 인사가 지연되는 것도 이런 사정과 맞물려 있다.

현재 금감원은 부원장 3개 자리에 대한 인사 검증을 진행 중이다. 유광열 수석부원장과 권인원 은행·중소금융 담당 부원장, 원승연 자본시장·회계 담당 부원장이 교체 대상이다. 임기는 3년이지만, 통상 2년이 지나면 교체됐다.

이미 금융권에선 수석부원장에 김근익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을, 부원장에 김동성·최성일·김도인 부원장보 간 경쟁을 내다보고 있다.

금융당국 고위 인사는 "인사는 지난해 말부터 거론됐지만 6월을 넘길 가능성도 없지 않다"며 "다만 인사 폭은 금감원 변화에 따른 후속 인사 정도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jsjeong@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4시 48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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