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미국에 홍콩 문제 등에서 중국에 대한 압박이 과할 경우 무역합의가 위험해질 수 있다는 경고를 보내고 있다고 26일 보도했다.

저널은 중국 당국자 등을 인용해 무역합의를 이행하겠다는 약속은 미국의 과도한 자국 정치 문제에 대한 간섭이 없는 조건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홍콩 국가보안법 문제와 대만 문제 등이 중국이 민감하게 여기는 자국 정치 문제로 거론된다.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은 지난 17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회담에서 이런 문제들에 대한 민감성을 전달했다고 저널을 전했다.

저널은 또 양제츠 정치국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위구르 인권법에 서명한 데 대해서도 '강한 실망'을 표했다고 덧붙였다.

또 양제츠 정치국원은 회담에서 중국이 무역합의를 이행할 것이라고 약속하면서도, "양측이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은 밝혔다.

중국 당국의 한 관계자는 "해당 발언은 미국이 (내정) 간섭에서 너무 많이 가지는 않아야 한다는 의미"라면서 "레드라인은 넘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저널은 이 회담 직후 류허 중국 부총리가 내놓은 발언도 주목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류허 부총리는 지난 18일 "1단계 무역합의의 공동 이행을 위해 양국은 여건과 분위기를 조성해야 하고, 간섭을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자들은 류 부총리가 '분위기' 등의 단어를 사용한 것은 미국에 중국에 대한 강한 비판을 이어가는 상황에서는 중국 내에서도 강경론이 강화되고, 시진핑 주석이 미국 제품을 대량 사는 것을 국내적으로 설득하기 어렵다는 것을 상기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상무부 산하 연구원은 베이 신유 연구원은 "우리를 계속 때리면서 물건을 계속 사들라고 할 수는 없다"면서 "이런 식으로는 작동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저널은 무역문제에 정통한 한 기업 관계자는 현 상황이 지난해 봄과 유사하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고 전했다.

당시 미국은 베이징의 정치 상황을 오판해 무역합의 타결이 임박한 것으로 자신했었다고 이 관계자는 지적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과의 관계에서 초당적으로 매파적인 태도를 보이는 의회와도 맞서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저널은 지적했다.

미 상원은 전일 중국의 홍콩 자치권 억압을 지지한 개인과 기업에 제재를 부과하는 내용의 '홍콩자치법'을 만장일치로 가결한 바 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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