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20년특집-코로나와 시장④]판이 바뀐다…패시브 저물고 액티브 뜨나
[창사20년특집-코로나와 시장④]판이 바뀐다…패시브 저물고 액티브 뜨나
  • 진정호 기자
  • 승인 2020.06.30 07: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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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코로나19 사태가 증시에 일으킨 대(大)변동성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1년간 고착화한 투자 지형도 바꿔놓을 태세다.

2009년 금융위기가 일단락된 후 올해 2월까지 11년간 미국 주가지수는 꾸준히 우상향 흐름을 지켜왔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2009년 3월 저점 666에서 지난 2월 고점 3,393까지 5배 넘게 뛰었다.

이 과정에서 시장을 지배한 것은 패시브 전략이다. 주가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전략이 수익률 면에서 액티브 전략을 능가했고 매수 포지션만 취하는 '롱 온리' 전략이 주효하면서 헤지펀드 등 펀드매니저 개인의 역량이 더 빛을 발하는 액티브 전략은 쇠락하는 추세였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이 같은 세력 구도도 뒤집힐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천천히 우상향하는 장에선 롱 온리·패시브 전략이 유용하지만 경기침체와 불확실성이 길어져 시장이 박스권에 갇히거나 우하향할 경우 롱숏 전략을 펼치는 헤지펀드나 개별 종목에 집중하는 액티브 펀드가 더 큰 재미를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 "액티브 전략에 최고의 1년 될 것"

'올해는 액티브 펀드에 최고(A-list)의 한 해가 될 것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더글라스 요네스 상장지수상품 총괄은 지난달 말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이 더 특화한 전략을 찾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요네스 총괄은 "아직 2020년을 논하기엔 이르지만 올해는 액티브 전략의 해가 될 것"이라며 "올해 출시된 상장지수펀드(ETF) 중 절반 이상은 액티브 전략 ETF"라고 말했다.

NYSE에 따르면 올해 들어 5월 말까지 액티브 ETF로 순유입된 자금은 약 1천880억달러에 이른다. 올해 87개의 액티브 ETF 상품이 새롭게 출시됐고 TD아메리트레이드, 찰스슈와브 등 대형 투자은행도 이 시장에 신규 진입했다.

현재 미국에서 거래되는 액티브 ETF는 약 280개다. 전체 ETF 2천304개 중 비중은 약 12%다.

요네스 총괄은 "액티브 ETF 상품으로 자금 순유입이 늘어나고 있다"며 "액티브 ETF의 운용자산(AUM)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증가했다"고 말했다.

유럽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5일자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 4월 40억파운드 이상의 개인 투자자금이 펀드로 유입됐는데 이 가운데 액티브 펀드가 27억파운드를 가져갔다.

영국 투자 플랫폼 AJ벨의 로라 수터 연구원은 "투자자들은 변동성이 심한 장에서 길을 찾기 위해 액티브 펀드 매니저에게 의존했다"며 "이론적으로 지금은 액티브 전략이 빛을 발해야 하는 순간"이라고 말했다.

◇韓, 아직은 액티브에 '시큰둥'

해외 시장과 다르게 한국에선 아직 액티브 펀드로 옮겨가는 뚜렷한 흐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동학개미운동'과 '스마트 개미'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펀드에 돈을 넣는 대신 직접 투자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기준으로 지난 한 달 간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액티브 주식형 펀드로부터 5천722억원이 빠져나갔다. 6개월 기준 유출액은 1조4천994억원, 연간 유출액은 3조2천337억원에 달한다.

운용액 기준으로 국내 액티브 주식형 펀드 중 유일하게 운용자산이 1조원을 넘는 신영밸류고배당펀드마저 지난 6개월간 1천억원 이상 순유출돼 설정액이 2조억원 초반으로 쪼그라들었다.

국내가 해외와 다른 양상을 보이는 것은 액티브 펀드에 대한 실망감과 개인 투자자가 직접 투자하기에 상대적으로 더 용이한 환경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들어 6월까지 인덱스 펀드 평균 수익률은 1.84%인 반면 액티브 펀드는 -1.93%다. 변동성 장세에도 여전히 패시브보다 수익률이 전반적으로 저조했던 셈이다.

게다가 미국에서 로빈후드 앱이 열풍을 일으키고 있지만 한국은 이미 수수료가 무료인 증권사 앱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던 만큼 굳이 비싼 수수료를 내고 펀드에 가입할 유인이 부족한 실정이다.

국내에서도 액티브 펀드가 되살아나려면 무엇보다 수익률이 개선돼야 하는데 최근 그런 조짐이 보이고 있다. 국내 증시가 종목 장세에 들어가면서 개별 종목 비중 조절로 '알파' 수익을 노리는 액티브 전략이 패시브 전략을 앞지르는 것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5월 중순 기준 국내 설정액 10억원 이상 펀드의 수익률을 집계한 결과 국내 주식형 액티브 펀드 572개의 직전 1개월 평균 수익률이 4.74%였다. 같은 기간 인덱스 펀드 386개의 평균 수익률 3.94%를 앞지른 성과다.

유형별로는 중소형 투자 액티브 펀드의 수익률이 9.38%로 가장 높았고 섹터(8.47%), 일반(4.77%), 테마(3.38%) 등이었다.

jhji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7시 31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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