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개인예금 다시 늘었다…역마진 우려 주시하는 금융당국
산은 개인예금 다시 늘었다…역마진 우려 주시하는 금융당국
  • 이현정 기자
  • 승인 2020.07.14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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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산업은행의 개인 예수금이 올들어 다시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정책금융 본연의 업무에 주력하고 시장 충돌을 차단하겠다면서 개인 예수금을 대폭 줄이겠다고 선언했지만 올들어 그 규모가 확대되면서 4년만에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당국은 과거 산은금융지주 당시 파격적인 금리에 판매한 다이렉트 예금 판매를 통해 역마진 우려가 일었던 것이 재발하지 않을까 예의주시하고 있다.

13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산은의 개인 예수금 잔액은 11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조5천억원(14%) 늘었다.

개인 예수금이 10조원을 넘어선 것은 2016년 이후 처음이다.

산은은 매년 8조~9조원 수준에서 개인 예수금을 관리해 왔으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매월 1천~3천억원씩 꾸준히 늘어났다.

산은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핀테크 플랫폼 기업 핀크, SK텔레콤과 협업해 연 최대 5%를 주는' T high5 적금'을 판매하고 있다.

사상 최저 수준의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시중은행의 예·적금 금리가 1%대로 뚝 떨어진 상황에서 파격적인 금리를 제공하면서 10만명 이상이 가입했다.

금융감독원은 이러한 증가 추세가 매우 이례적으로 보고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올 들어 산은 개인수신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어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면서 "과거보다 규모는 작지만, 하반기에도 증가세가 이어질 경우 역마진 우려가 있는 상품을 팔고 있지 않은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총 네 차례에 걸쳐 기준 금리를 역대 최저 수준인 0.5%로 인하하자 시중은행들도 예·적금 금리도 0%대로 빠르게 조정하고 있지만, 이 상품은 여전히 5%를 유지하고 있다.

기준금리보다 고객에게 보장해줘야 할 금리가 더 높아지면서 고금리 확정형 상품의 역마진은 확대될 수밖에 없다.

산은의 올 3월말 기준 순이자마진(NIM)은 0.49%로 주요 은행(평균 1.5%)보다 1%포인트나 낮다.

특히 금감원은 개인 고객들의 고금리 수신 상품 가입을 통한 잔액 증가가 지난 2011년 다이렉트 예금 판매 때와 비슷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산은은 이명박 정부 당시 민영화를 추진했고, 강만수 전 회장은 소매금융 확대를 주도하면서 파격적인 금리의 다이렉트 예금을 선보였다.

지점 수가 적은 산은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개인고객이 인터넷으로 신청하면 직원이 직접 고객을 찾아가 실명 확인 뒤 계좌를 열어줬다.

당시 시중은행보다 0.7%포인트가량 높은 최대 연 4.5%를 내걸어 은행 수신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실제로 이 상품은 출시 1년 4개월 만에 9조원을 유치하는 성과를 냈고, 당시 산은 개인 예수금 잔액도 16조원까지 증가했다.

그러나 감사원은 다이렉트 상품이 팔면 팔수록 손해가 나는 역마진 구조라고 결론을 내리고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적절한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결국 이 상품은 이듬해 산은이 정책금융공사와 통합해 정책금융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신규 판매가 중단됐고, 소매금융 확대 논란도 일단락됐다.

시장에서는 산은이 자금조달 비용을 줄이기 위해 소매금융 상품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으로 보고있다.

산은의 자금조달은 예수금, 산금채 발행, 차입금, 외화예수금 등으로 구성되는데 작년 말 기준 산금채 비중이 약 44%, 예수금은 11% 수준이다.

예수금 이자율은 평균 1.86%, 산금채는 2.23%로 한 해 이자 비용으로 계산하면 산금채는 2조1천억원에 달하지만 예수금은 4천억원에 불과하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 이후 산금채 선호 현상으로 조달 편중은 더욱 심화됐다.

당장의 자금 조달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글로벌 경제의 변동성 확대시 산금채를 통한 자금조달 비용은 급격히 높아질 경우 금리 변화에 따른 리스크가 매우 커지는 불균형이 발생하게 된다.

산은은 기업금융과 정책금융 역할을 하기 위해 자금 조달이 필수적이고, 조달비용을 줄이기 위해 개인 소매금융을 어느정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산은 관계자는 "과거 민영화 과정에서는 개인 고객을 늘렸지만, 지금은 그러한 논의가 없으며 일반 은행과 경쟁하지 않는 수준에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면서 "조달 다변화를 통한 비용 축소 이외 다른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 산금채 조달까지 감안하면 전체 개인 예수금은 오히려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산은이 개인고객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시중은행들도 예의주시하며 보고있다"면서 "자금조달 다변화와 국책은행의 소매금융 확대 두 측면에 대해 균형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hjlee@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9시 28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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