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銀 분기비 13% 성장…증권가 목표주가 줄상향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KB금융지주가 올해 2분기에 2천억원이 넘는 충당금을 쌓고도 금융시장의 예상을 20%나 뛰어넘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올해 2분기 9천81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추가 충당금 2천60억원을 고려하면 사실상 1조1천878억원을 벌어들인 셈이다.

지난 1분기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이유로 선제로 평가이익을 줄였던 운용북이 시장 반등에 대거 회복되면서 기타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된 효과가 컸다.

지난 1분기에 45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던 국민은행과 KB증권의 외화채권 평가이익은 2분기 들어 430억원이 환입됐다. 또 340억원 손실을 기록한 장외파생상품에 대한 선물환계약 공정가액조정(CVA)도 이중 180억원을 회복했다.

회계처리 방식을 두고 논란이 됐던 은행의 원본보전신탁은 이번에 570억원을 이익으로 반영했다. 지난 1분기에는 660억원 손실 처리한 바 있다.

증권의 S&T 부문에서 운용한 주가연계증권(ELS) 자체 헤지도 60억원 이익을 냈다. 지난분기엔 480억원 손실을 기록한 부분이다.

지난 1분기의 CVA와 ELS 평가손실은 회복이 다소 지연되고 있지만 향후 시장이 추가로 안정된다면 올해 3분기 또는 4분기 추가 기타영업이익으로 반영될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모두가 예상했던 기타영업이익의 개선을 제외하더라도 KB금융이 보여준 2분기 실적은 기대 이상이었다.

특히 충당금 대부분을 쌓은 국민은행의 선전이 눈에 띄었다.

KB금융이 2분기에 쌓은 2천60억원의 충당금은 코로나19의 장기화를 가정해 경제성장률(GDP), 물가 상승률, 실업률, 주택매매지수 등 관련 지표가 최악으로 악화할 수 있다는 보수적인 경기 전망을 반영한 결과다.

이중 국민은행이 쌓은 충당금은 1천590억원으로 그룹 전체 충당금의 77%다. 충당금을 쌓기 전 당기순이익은 8천194억원(2분기 6천604억원)이었던 셈이다.

은행에도 역시나 일회성 요인은 있었다. 일부 업체가 워크아웃을 졸업하며 충당금 760억원이 환입됐다. 하지만 이를 상쇄할만한 비용 요인도 발생했다. 은행의 사내복지기금 적립 400억원, 판매규제로 인한 신탁이익이 370억원가량 줄어든 게 대표적이다.

거액의 충당금을 쌓으며 은행이 그룹에서 차지하는 순이익 비중은 다소 줄었다. 지난해 1분기 70%에 육박했던 이익비중은 현재 63%까지 낮아졌다.

줄어든 은행의 비중은 손해율 개선과 시장 반등에 수수료가 늘어난 KB손해보험과 KB증권 때문이다. 하지만 국민은행이 올해 일시적으로 충당금을 확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분기 당기순이익은 코로나19 상황에도 늘어났다. 지난해 2분기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7천323억원이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순이자마진 낙폭이 6bp를 기록한 점이 아쉽지만 정책 대출 취급이나 자산운용, 해외 인수합병을 고려하면 일시적으로 감내 가능한 수준"이라며 "그룹의 이익을 은행이 확실히 뒷받침해주고 있음을 증명했다. 이는 KB금융의 장점이자 앞으로의 과제다"고 평가했다.

KB금융이 국민은행의 선전에 2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자 증권가는 일제히 목표 주가를 5~7%가량 상향 조정했다. 연간 순이익 전망치를 조정해서다.

키움증권 5만7천원, 케이프투자증권 5만6천원, 유안타증권 5만원, 신한금융투자 5만1천원, DB금융투자 4만9천원, 이베스트증권은 4만6천원을 새롭게 제시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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