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글로벌 달러 약세가 가속화해도 원화가 이를 모두 반영하지 못하는 이유로 '동학개미의 해외주식 쇼핑'이 주목받고 있다.

올해 들어 개인의 해외 주식투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달러 수요가 그만큼 늘어난 것이 달러-원 하방 지지력으로 일정 부분 작용했다는 평가다.

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달 개인은 108억 달러 규모의 주식을 사들였다. 78억 달러 매도를 차감한 순매수는 약 30억 달러다.

올해 중 개인의 해외 주식 순매수는 97억 달러에 육박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 이후 글로벌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이 자산가격 상승으로 연결되는 과정에서 개인의 해외주식 투자가 큰 폭으로 늘었다.

개인의 해외주식 순매수는 특히 지난 달 두드러졌다. 월별 기준으로 30억 달러 순매수를 기록하면서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최대 순매수를 기록했다. 7월 중 매일 1억5천만 달러의 환전 수요가 서울외환시장에 유입됐다는 의미다.

그렇지않아도 코로나 여파로 무역이 줄어들면서 서울환시를 움직일 동력이 주춤했던 가운데 개인의 해외주식 투자가 달러-원 환율을 지지하는 요인이 된 셈이다.

지난달 수출은 전년 대비 7% 감소하면서 5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수입은 11.9% 감소했다.

수출 감소 폭이 줄어들었지만, 기업과 가계의 달러 선호현상이 두드러지면서 네고는 지연되고 결제 우위 현상이 나타나는 점도 환율 하단을 단단하게 만들었다.

7월 중 달러인덱스는 97.349에서 월말 93.454까지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같은 기간 달러-원 환율은 1,203원에서 1,191원으로 하락하는 데 그쳤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개인의 해외자산 투자를 눈여겨 봐야한다고 진단했다. 절대 금액 자체는 크지 않지만, 개인의 해외투자가 늘어날 경우 환율의 상·하단을 막는 재료가 될 수 있어서다.

한 은행의 외환딜러는 "최근 환율이 하락할 때마다 소액포지션으로 보이는 결제 수요가 많았다"며 "소액포지션은 기업 결제라기보다는 환전수요가 많았다고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의 외환딜러도 "외국인 주식 순매수만큼이나 동학개미의 해외투자도 환율을 움직이는 요인이다"며 "올해만 개인이 100억 달러가량 순매수하면서 환전 수요로 잡히고 있다"고 말했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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