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오르는 것은 인플레이션 유도 때문"

"마이너스 실질금리, 금리 한계 도달했다는 것"





[https://youtu.be/u3tkZyut160]



(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실질금리가 낮을수록 금리형 상품에 돈을 넣는 건 바보 같은 행동이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11일 연합인포맥스 유튜브 채널의 '바로미테뷰'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기관 투자자가 지금까지 채권으로 많은 돈을 벌었지만, 금리 측면에서 한계 영역에 왔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금값과 실질금리의 역 상관성이 큰데, 최근 금값이 오르고 실질금리가 내려가는 것은 인플레이션이 유도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윤 연구원은 "미국 10년 국채가 1%도 안 나오고, 심지어 독일 10년물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며 "금리의 한계를 대변하는 게 실질금리의 마이너스 폭이 깊어진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서 "금리형 상품을 들고 가는 것은 실질적인 구매능력이 훼손되는 것"이라며 "이를 보상하기 위해 금이든 비트코인이든 골동품이든 관심 대상을 넓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윤여삼 연구원과 일문일답.

-금값이 온스당 2천달러를 넘어서며 주목받고 있다. 금값의 강세에서 인플레이션을 발견할 수 있나.

▲안전자산으로 금 가치가 높아지는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초기에도 그랬는데, 최근 본격적으로 값이 오른 것은 세계 중앙은행이 역사적 수준으로 유동성을 공급하고 정부에서도 재정지출을 크게 늘리기 때문이다. 통화와 재정 측면에서 막대한 유동성이 쏟아지며 달러가 약해졌고, 돈의 가치가 떨어지니 이를 보상하기 위해 금값이 올라간 것이다. 돈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인플레이션이다.

금뿐만 아니라 돈의 가치를 보상할 수 있는 실물 자산(비트코인, 부동산 등)에 돈이 쏠린다.



-실질금리도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실질금리를 대표하는 게 물가채다. 미국 10년 물가연동국채는 -1%를 넘어섰는데, 이자를 주면서까지 물가채를 사는 것은 향후 물가가 더 오른다고 보기 때문이다.



-유동성이 쏟아져 자산 가격은 오르지만, 실물 경제의 수요가 살아나는 것은 아니다. 자산 인플레와 수요 측면의 인플레를 구분해야 하는 것 아닌가.

▲금융위기 이후 수요 측면의 인플레가 발생한 유일한 시기는 지난 2009~2010년이다. 당시 통화만 아니라 재정 부양까지 합쳐지며 금값도 최고점으로 올랐다. 통화와 달리 재정은 실물 경제에 돈을 직접 투여하는 것이라 수요를 유발하는 힘이 있다. 이번에도 중앙은행의 양적완화에 금값이 자극을 받지 못하다 막대한 재정정책이 쏟아지자 인플레 기대 심리로 나타났다.

경제가 좋아지면 산업재인 구리 가격도 오른다. 단순히 유동성 효과로 오르는 금보다 구리가 앞서야 하는데, 최근 금과 구리 가치의 상대 비율이 개선되고 있다.



-최근 재정 정책은 코로나19 때문이고, 재정 정책으로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는 물가가 회복될 수 있겠지만 코로나19 이전에도 기대 인플레이션은 2%를 밑돌았다.

▲근래 물가가 낮아진 저물가 현상에 대해서는 인구론이나 아마존 효과와 같은 구조적 요인이 있다. 기술 혁신이 물가를 낮추고 있다. 국내총생산(GDP)도 마찬가지로, 지금 지표에 잡히지 않는 경제를 새로 반영해야 한다는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상당 기간 올리지 않고, 인플레가 2%를 웃돌더라도 용인하겠다는 '평균물가 목표제'를 도입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더욱더 자극할 것이다.



-미국 내 코로나19가 진정된 것도 아니고, 미국 지표가 추가로 악화할 수도 있다. 수요 측면의 인플레를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 아닌가.

▲물가는 어쨌든 화폐적 현상이다. 경기 수요가 있든 인위적 유동성 공급이든 돈의 양이 증가하면 인플레이션은 온다. 독일도 1차 세계대전 이후 하이퍼 인플레이션이 오지 않았나.

지금 실물 경제가 어렵지만, 과거의 기준으로 잡히지 않는 인플레 현상도 있다. 물가 목표도 과거와 달라지고 측정 기준이 달라질 것이다. 통상적인 경기 순환 기업은 지금 좋지 않다. 상대적으로 비대면이나 바이오 종목은 꿈과 희망을 가지고 오른다. 새로운 동력이 나타나는 것이다.

경기 지표가 나빠져도 정책이 뒷받침하며 화폐 가치를 떨어트리면 인플레를 유발한다. 미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정부 부채가 많았지만, 20~30년간 성장과 인플레 유발로 부채를 반 이상 줄인 경험이 있다.



-인플레가 살아난다면 그 시점은 언제로 봐야 하나.

▲지금은 미국이나 한국이나 물가가 바닥을 통과하는 과정이다. 연초의 경기 충격을 메우는 것은 한두 달 정도 걸릴 것이고, 그 뒤의 정상화 과정은 시간이 필요하다. 내년 3~4분기에는 미국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인 2% 내외로 오를 것이다.

한국은 원화 절상이란 구조적 요인을 고려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까지는 회복할 것이다. 그 시점은 내년 상반기부터가 될 것이다.

경제활동이 본격화하는 모멘텀이 온다면 안전자산 중에 금은 인플레 보상 측면이 있지만, 채권 투자는 고민해 봐야 한다. 인플레 유발이 확인되는 시점에서 금리는 오를 수 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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