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차입금 3분기 만에 2.5조원 감소…2018년 이후 최저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CJ제일제당이 팔 수 있는 거의 모든 자산을 매각하는 고강도 재무구조 개선 노력으로 1년 반 만에 빚을 3조원 가까이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가장 큰 인수·합병(M&A)이었던 미국 2위 냉동피자업체 쉬완스컴퍼니 인수 이전 수준으로 차입금을 축소하면서 신용등급 강등 위기에서도 벗어났다.

11일 유통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물류 부문(CJ대한통운)을 제외한 CJ제일제당의 올 2분기 순차입금은 4조6천억원대로 지난 2018년 말(4조5천억원) 이후 최저로 떨어질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3분기 7조원에 육박했던 것에서 3분기 만에 4조원 중반대까지 낮춘 것이다.

같은 기간 CJ대한통운 연결기준 순차입금도 11조원에서 7조원대로 감소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45%에 육박했던 차입금 의존도는 올 2분기 30% 중반대로 낮아졌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자산 매각과 유동화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차입금을 상환하면서 재무 부담을 모두 해소하게 됐다"면서 "국내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재무 건전성 강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최근 수년간 사업 전반에서 M&A와 신증설을 계속했다. 특히 지난해 초 쉬완스를 2조원에 인수하면서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CJ그룹은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경영 기조를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 수익성, 현금 흐름으로 전환했다.

가중된 재무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CJ제일제당은 자산 매각과 유동화 등을 빠르게 시행했다.

가양동 부지와 영등포 공장 부지, CJ인재원 부지 절반을 매각했고, 3천억원 규모의 미국 법인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해 총 1조4천억원가량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또 수익성 개선을 위해 수익성이 낮은 식품 품목 수를 1천개 이상 정리하고 일부 비효율 상품도 생산 중단, 일부 파인다이닝 사업부 인력 재배치 등을 시도했다.

지난해 충북 진천 식품공장 가동 등 생산설비에 대한 대규모 투자도 마무리 단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국내외에서 햇반과 국·탕 등 간편식 수요가 늘어나면서 올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50% 급증, 어닝서프라이즈를 낼 것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의 전일 종가 기준 42만7천원으로 2017년 11월 이후 최고가에 올랐다.

재무구조 개선 노력과 코로나19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린 덕에 신용등급 강등 위기에서도 벗어났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6월 CJ제일제당의 신용등급 전망을 종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바꿨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국내 가공식품 부분의 수익성과 재무 건전성 개선뿐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의 고성장이 본격화할 전망"이라며 ""유휴자산 매각을 통해 현재 1조원이 넘는 현금을 가지고 있고 6개월 안에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상환에도 문제가 없어 재무 건전성 우려는 없다"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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