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산유국의 점진적인 증산 결정에 안도하는 가운데 미국 부양책 타결 기대가 이어지면서 상승했다.

4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62달러(1.4%) 상승한 46.2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이번 주에 약 1.6% 올랐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산유국 증산 결정 영향과 미국 부양책 협상 등을 주시했다.

OPEC+(석유수출국기구 및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모임)는 전일 오는 1월부터 산유량을 하루 50만 배럴 늘리기로 했다.

현행 770만 배럴인 감산 규모를 720만 배럴로 소폭 줄이는 것이다.

이는 당초 현행 수준의 감산이 석 달가량 더 연장될 것이라는 기대에 비해서는 유가에 부정적인 결정이다.

하지만 이번 주 OPEC+ 회의가 시작된 이후 계획대로 증산할 것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거세졌던 것에 비하면 안도감을 주는 결과다.

증산 규모가 시장의 균형을 심각하게 해칠 만큼 많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유가 상승을 이끄는 또 하나의 요인은 미국 부양책 타결 가능성이다.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은 연내 추가 부양책 타결을 위한 협상에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민주당은 기존의 2조 달러 부양책 주장에서 물러서 9천억 달러 규모에서 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공화당에서도 민주당의 이런 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아직 5천억 달러 규모의 더 작은 표적화된 부양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대해 명확한 변화의 신호는 없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11월 고용지표 부진도 부양책 타결을 더욱 압박하는 모양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11월 고용지표 부진을 두고 "끔찍한 보고서"라면서 "이 상황은 긴급한 조처를 요구한다"고 부양책 타결을 촉구했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과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등도 고용 부진으로 시급한 부양책 타결 필요성이 다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펠로시 대표는 특히 전일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와 회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협상 타결의 모멘텀이 있다"고 기대했다.

미국의 산유량 증가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유가의 상단을 제한했다.

원유 시추업체 베이커휴즈에 따르면 이번 주 미국 내에서 운영 중인 원유 채굴 장비 수는 이전 주보다 5개 늘어난 246개를 기록했다.

채굴 장비 수는 최근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향후 산유량 증가 가능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유가가 단기적으로 미국 부양책 협상 상황에 따라 움직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미즈호의 밥 야거 에너지 선물 담당 이사는 "약세 재료인 이벤트에도 유가가 올랐으며, 이는 전적으로 부양책에 따른 것"이라면서 "주말에 부양책이 타결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숏포지션으로 주말을 맞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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